“차를 혼자 마시는 것은 제일 제대로 마시는 것이고,둘이서 마시는 것은 잘 마시는 것이고,3~4인이 함께 마시는 것은 그저 맛을 보는 정도이고,5~6인이 마시는 것은 제대로 마신다고 할 수 없고,7~8인이 둘러앉아 마시면 차를 보시는 하는 것이다. “ 이 기막힌 말은 중국 당나라 때 문인 육우가 쓴 세계 최초의 차 전문서 에 나오는 대목으로 알아요.정말 그런 것 같아요.차를 여럿이 침튀겨가며 마시고 돌아오면 왠지 차 맛은 생각나지 않고 말, 말, 말만 머리에 말풍선처럼 둥둥 떠다녀요. 그러나 차를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게 하는 촉은 어느 것일까.내 경험으로는 향기, 냄새를 떠맡아 관장하는 후각이라는 생각이 든다.한 방에 강렬함을 뽐내는 것이야 눈으로 보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섬세하고 오래된 것의 아련한 기억은 후각이 아닐런지... 5월은 장미의 계절로만 각인되어 다른 꽃들은 명함도 못 내미는 계절이다.아카시아꽃 역시 장미의 독보적인 아우라에 가려 조명을 덜 받는 꽃이다.장미의 향기는 한송이로 강렬한 향기를 전달하는 꽃이지만, 아카시아는 무리지어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은은한 향기를 전해주는 꽃이다 보니
업종을 불문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한다’는 것이다.농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우리나라 농업현실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이 요인은 어느 농업인이든 절실히 요구되는 자세일 것이다.지난 16일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는 이 시대의 농업을 이끌어갈 농업인들이 “가슴뛰는 농업, 가슴뛰는 삶”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 자리에 모였다.제15기 졸업식과 제16기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은 한국농업의 경영마케팅 능력제고를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3월의 날은 추웠다.따뜻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봄이라고 입만 열면 떠들었지만 내 입에서는 좀처럼 ‘봄’이란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걸음걸이로 치면 잽싸게 걷는 것도 느릿 느릿 걷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걸음으로 사는 산골의 3월!그렇다는 건 날씨가 정수리가 뻐개질 정도로 추워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고, 초여름의 그것처럼 ‘나 잡아잡수’ 라며 걷는 날씨도 아니라는 거다.그러나 어쩌면 한겨울의 기세등등한 날씨보다 이런 날이 더 견디기 힘들다는 건 귀농해서 깨쳤다.어린 아이가 한글을 깨치듯... 그런 날, 금강송면 답운재에
금강송면 산골에서는 자주색 돼지감자 캐기에 한창이다.돼지감자는 가을에도 수확을 하지만 봄에도 캔다.대부분은 농작물이 서리가 오기 전에 서둘러 수확을 하는데유독 돼지감자만은 그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지내고 봄에 수확을 해도 얼지 않고 그대로다. 동상걸리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이 추운 땅 속에서 얼마나 손가락, 발가락을꼼지락거렸을까 하는 생각에 기특하다. 어둡고 추운 땅속에서 돼지감자는 별을 떠올렸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작은 촛불같은 별..을 말이다.그래서인지 호미질을 하면서 이성선 시인
니체가 말하는 인간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한 사람은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길을 가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라고 했다.난 나의 길을 가는 데 어떤 사람의 영향을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받았을까 별만큼이나 손가락을 헤는 밤이다.*******************************************************2014년의 일이다.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1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었다.그 이유는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금강송면 사무소에서 1년 정도 알바를 할
나곡 골마 논길 끝에햇살아래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숨어 숨어봄이 내려온다숨어 숨어따스함이 내려온다숨어 숨어코끝이 달콤함 꽃향기가 내려온다
시간이 똑 똑시계 초침 소리에 맞추어 간다돌아서면 가있고돌아서면 가있다 이것을 해야지 하면저것이 보이고저것을 해야지 하면이것이 보이는데시간은 돌아보지 았고 똑 똑시계 초침 소리와 함께저 만치 가버린다
귀농 전, 서울에 살 때는 걸음걸이도 빨랐다. 롱다리도 아니면서 빨리 걷자니 얼마나 발이 부지런을 떨어야 했는지는 상상의 몫이다.삶이 하도 정신없이 돌아가니 하다못해 발도 정신없이 돌아갔던 것이다.그 걸음걸이로 요란을 떨며 걷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눈에 걸리면 잽싸게 온기 없는 미소를 입에 붙이고 고개를 끄덕 한번 하는 것으로 만남은 거의 끝이 난다.거기에 상대방이 토를 달거나 하면 곧 멱살잡이라도 할 분위기로 돌변할 자세임을 눈치챈 상대방도 나의 보조에 맞추어 간단한 인사로 종을 치기 마련이다.그렇게까지 시간을 닦달했던 도시생활 속
(▲3년전 독일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며....)“우리는 추방당한 후에야 비로소 그곳이 낙원이었음을 깨닫는다.”는 헤세의 말을 내가 자주 여행하고 싶어하는 이유로 덧대고 싶다.나의 울타리로부터 훌쩍 떠나봐야 내 울타리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그 속에서의 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각으로 그 울타리를 꾸려 갔었는지를 알 수 있다.그래서 다시 떠난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그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내가 몸 담았던 알처럼 생긴 공간에서 난 어떤 생각으로 무얼 위해 살았는지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가 그 첫째이다.그리고 또 하나의 중
생각을 찍다 가을 나들이 나선 할매들이 늙은 회화나무 앞에서까르르 소녀처럼 웃으며 사진 찍는다이빨 시리지 않은지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있는 힘껏 허리 펴고몇 백 년을 산 나무그늘 속에서그녀들 아직 어린아이다그러고 보면 몸이란 생각이란 그늘에 묻혀혼자 늙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속살까지 온통 시멘트로 땜질한 채, 살아남기 위해늙어가는 것마저 저당 잡힌 나무보다야옥죄인 생의 매듭을 스르르 풀듯사진기를 들이대면 웃음이 터지고 허리가 펴지는 순간그녀들의 연대기는 입에 문 아이스크림처럼달콤한 어느 곳에선가 다시 시작해도 좋겠다포즈가 바뀔
신이 사람을 세상으로 내보낼 때, 그릇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같은 크기의, 같은 재질로 된 그릇 말이다.사람들은 그 그릇에 각자의 성격, 인격, 취향, 지식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물을 담게 되었다.어떤 사람은 그 그릇이 사원이 되도록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정, 사기, 탐욕, 질투, 욕심, 거만 등을 쑤셔 넣어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아예 범접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누군들 후자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까마는 이 모든 것은 선천적인 일, 환경 탓으로 돌릴 일도 아니라고 본다.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울진군이 농산물시장개방에 대응하고 농가의 신소득원 개발을 위해 전략프로젝트사업으로 추진한 겨울부추 수확이 한창이다.앞서 군은 올해 근남면 행곡리를 중심으로 1.2ha(36동/100평) 시설부추 재배단지를 조성했으며, 현재 대구, 울산, 포항 등 공판장에 1박스(10kg)에 4만원~5만원 선에 출하하고 있다.행곡3리에서 부추농사를 하며 생생그린 작목반(회원 5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천씨는 “어제 1200단, 오늘은 1000단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대구중앙청과로 나갔다”며 “지역 농민들 시각으로 보면 농사가 잘 됐다고 볼 수 있
‘울진둥근마’ 공동체(회장 홍용표)에서 재배한 둥근마 시식회가, 지난달 울진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군민체육대회와 함께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근남면 진복리에 있는 ‘울진둥근마’ 공동체는 울진의 농업인, 귀농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둥근마 재배가 울진에서 재배하기 힘들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3년 동안 시험재배 후 지난해부터 작목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홍용표 회장은 “10여명의 농가에서 4500여평의 경작지에서 둥근마를 재배해 7톤의 마를 생산했다. 둥근마는 평당 5만원의 고소득 작목이며 1kg당 13,000원 판매된다
산중에서는 저녁 7시면 한밤중이다.그 어둔 밤, 비가 내린다.그것이 샘이 나는지 이어서 눈도 가세를 한다.끼어든 눈이 염치는 있는지 눈 방울을 키우지 않고 자근자근 비만한 눈을 뿌리고 있다. 일명 싸래기 눈.어둠 속에서 서로 튀지 않고 도반되어 내리는 눈과 비.한 해 끝에 서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한 해를 제대로 갈무리 하라는 신의 메시지를 들고온 천사같다.*********************************시장에 가거나 대형 마트에 가면 놀랄 때가 많다.씻어나온 쌀이야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채소 등이 씻어져 판매되
바람이 분다고다 흔들리는것은 아니예요흔들림이 없다하여바람을 느끼지 않음은 아니예요말하지 않는다 하여그마음 모르는것은 아니예요
와카나이 港,11월과12월 사이오호츠크를 향해 끝없이 밀려가는 먹장구름은그곳의 오랜 관습이다.잠시 머문 잿빛하늘로부터그들 발자국 같은 젖은 눈이 내리면두꺼운 철갑 위를 멍울져 번지던 붉은 메꽃들꽃들에게 침식당한 늙은 게 잡이 배들은오라에 묶여 요동 없는 날이 길어진다. 그런 날,사람들은 뱃속에 산채로 버려져항구엔 가끔 싸구려 보드카나달러를 팔러오는 이들이 있긴 했지만며칠씩 눈이 내리는 동안굶주린 까마귀들과 좁은 배를 뛰쳐나온짖지 못하는 러시아 개들이 사람보다 많았다.그것은 고요한 슬픔 같은 것이어서낮도 밤같이 어둡고 적막하기만 했다
울진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덕구온천이 목욕은 물론 온천수가 재료로 사용된 화장품이 상품화돼 눈길을 끈다.경상북도와 울진군의 사업비지원으로 (재)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원장 김창곤)은 울진의 대표 특산 자원인 덕구온천수와 홍게, 갑각류 껍질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인 키토산을 활용하여 바이오 기능성 스킨&헤어케어제품을 개발했다.“수애진”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어 경북 울진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대되고 있는 본 제품은 덕구온천수의 우수한 효능을 이용한 첫 번째 제품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덕구온천은 인위적으로 뽑아 올린 온천이 아
(이 글은 2012년 글입니다)난 시골에서 태어났으나 서울에서 머리에 먹물 많이 넣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올라왔다.아주 코흘리개 때...서울에서 자식들 공부 많이 시켜 훌륭한 사람 만든다는 부모님의 대명제 아래 온가족이 터전을 서울로 옮겨 앉은 것이다.서울에 말뚝 박고도 방학만 되면 시골로 튀었다.박완서님 역시 공부 때문에 서울로 올라와서 방학만 되면 시골 박적골로 내달렸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기회만 되면 서울에서 천안 병천으로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빠져나갔다.그때 어린 희미한 기억에 할
오릭스 호號에서의 일주일그해 겨울 러시아 선적 대게잡이 배에 조업감독관이 된 나는 수평선 보이지 않는 바다에 간적이 있었다. 가끔 사할린 반도 어디쯤인가 가물대던 12월 오호츠크, 일상이 가볍게 들려주던 공포란 정말 실없는 말들이었다. 일주일을 설탕물만 마셨는데 설탕물도 쓴맛이 난다는 걸 그때 알았다. 한 이틀 죽을 것 같았고 그 공포가 사그라질 즈음 차라리 죽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밤이면 바다 속 유령들이 선체를 뜯어먹던 소리 그 소리에 놀란 몸뚱인 관 짝 같은 침상 위를 떠올랐다 곤두박질치고 그럴 때면 지금은 이름도 가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