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에서는 저녁 7시면 한밤중이다.그 어둔 밤, 비가 내린다.그것이 샘이 나는지 이어서 눈도 가세를 한다.끼어든 눈이 염치는 있는지 눈 방울을 키우지 않고 자근자근 비만한 눈을 뿌리고 있다. 일명 싸래기 눈.어둠 속에서 서로 튀지 않고 도반되어 내리는 눈과 비.한 해 끝에 서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한 해를 제대로 갈무리 하라는 신의 메시지를 들고온 천사같다.*********************************시장에 가거나 대형 마트에 가면 놀랄 때가 많다.씻어나온 쌀이야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채소 등이 씻어져 판매되
울진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덕구온천이 목욕은 물론 온천수가 재료로 사용된 화장품이 상품화돼 눈길을 끈다.경상북도와 울진군의 사업비지원으로 (재)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원장 김창곤)은 울진의 대표 특산 자원인 덕구온천수와 홍게, 갑각류 껍질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인 키토산을 활용하여 바이오 기능성 스킨&헤어케어제품을 개발했다.“수애진”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어 경북 울진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대되고 있는 본 제품은 덕구온천수의 우수한 효능을 이용한 첫 번째 제품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덕구온천은 인위적으로 뽑아 올린 온천이 아
(이 글은 2012년 글입니다)난 시골에서 태어났으나 서울에서 머리에 먹물 많이 넣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올라왔다.아주 코흘리개 때...서울에서 자식들 공부 많이 시켜 훌륭한 사람 만든다는 부모님의 대명제 아래 온가족이 터전을 서울로 옮겨 앉은 것이다.서울에 말뚝 박고도 방학만 되면 시골로 튀었다.박완서님 역시 공부 때문에 서울로 올라와서 방학만 되면 시골 박적골로 내달렸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기회만 되면 서울에서 천안 병천으로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빠져나갔다.그때 어린 희미한 기억에 할
2015년 4월사회가 복잡하고, 정신없이 돌아갈수록 변하지 않는 것보다 변하는 게 넘쳐나는 것 같다.삶이라는 게 원래 내 입맛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청춘을 지나 사십이 되고, 오십이 될수록 뼈저리게 느끼지만, 원하지 않은 일들이 심심잖게 일어나다 보니 간혹 내 작은 방안에서도 길을 잃는다.이게 어찌 나만의 일일까.목숨가진 자 모두의 일이지 싶다.길을 헤매는 동안에도 방황할 새도 없이 뜻하지 않은 일들은 또 양념으로 목을 조여오곤 한다.천만 다행인 것은 세월이 흘러도, 인간의 맘이 어찌 변하든 결코 변하지 않는 것들 때문에 숨 쉴
지난 3일 임광원 군수가 금강송면을 방문, 내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면민과의 간담회를 가졌다.이번 간담회는 예산편성 전 현장의 소리를 듣고 수렴하는 한편 군정추진 방향에 대한 면민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등 군민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이날 간담회는 임군수가 주민이 건의한 주요 사항에 대해서 일일이 답변했으며, 해당 부서와 충분히 상의하고 검토해 내년예산 반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하는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 소통의 장이 되었다는 평을 얻었다. 간담회는 ∎사상진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농업분야는 더더욱 그렇다.안팎으로 치열해지는 농업환경 속에서 블루오션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그렇기에 농업분야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농업인들이 가장 교육 받고 싶은 곳 중 하나를 대라고 하면 단연 을 꼽을 것이다.“가슴 뛰는 농업, 가슴 뛰는 삶”이라는 슬로건 아래 해남, 완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업인들이 자신의 농산물에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이야기로 새로운 가치를 입히고 마케팅 기술을 익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와 열정을 충
지난 18일 울진군농업기술센터(소장 김선원)에서는 농산물 가공전문가 육성을 위한 가 개강식을 가졌다.농산물가공에 관심이 많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건식반, 습식반으로 나뉘어 총 30명의 교육생이 선발되었다.건식반에서는 바 초콜릿, 건조과일, 시리얼 바, 반건조 오징어, 퍼핑 스낵 등의 실습을 중점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한편 습식반에서는 매실 소스와 드레싱, 잼가공, 대게추출물, 조미식품, 발효음료 등 제조의 이해와 실습을 위주로 진행되며 9월 10일까지 총80시간의 교육에 들어갔다.
어젯밤에 내린 봄비로 집에서 멀리로 보이는 통고산의 머리채가 젖은채로 아침인사를 건넨다.평소에는 ‘나 죽었소’하고 납작 엎드려 있던 개울물이 옹알옹알거리며 흘러간다.유입량과 방출량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다목적 댐처럼 우리 안의 것들도 그렇게 완전 자동으로 그 수위가 조절되면 좋겠다.미움, 억울함, 분함, 욕심 등의 초당 유입, 유출이 가능하다면 제 명대로 살 사람이 많아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초봄의 생강나무꽃처럼 영롱하고 해맑지 않을까 생각하는 날이다. 이웃 마을에 몇 년 전에 귀농한 집이 있다.초등학교 5학년, 1학년
산골에는 내가 귀농하기 전부터 나보다 먼저 주인행사를 하고 있던 몇 그루의 모과나무가 있다.5월에 연분홍 꽃을 피운다고 하던데 난 아직 제대로 꽃을 확인하고 향기를 맡아보고, 그 꽃과 향기에 걸맞는 의상을 입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가을에, 그 높은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모과 따기에 지랄발광을 했지 정작 그 모과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그 출처를 아는 데는 몰인정했다.어느 꽃이 피었다 떨어지면 그 자리에 모과가 열매맺는지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는 얘기다.그래도 입은 터졌다고 변명을 하자면 모과나무가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후미진 곳에
지난 3일 금강송면 발전협의회(회장 사영호)가 주최하고 한수원(주) 한울원자력본부가 후원하는 가 금강송면에 위치한 생태탐방 안내소 광장에서 열렸다.이번 행사는 지난 4월 21일 서면에서 금강송면으로 행정명칭이 변경된 데에 대한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지역주민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며 금강 소나무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자는 뜻이 함축된 축제다.이번 축제에는 임광원 군수, 이세진 군의회의장, 경북도의회 장용훈, 황이주 의원, 임형욱 군의회 부의장과 군의원, 김상렬 울진경찰서장, 손병
가끔씩은 그리움에 지치고, 사람들의 이중성에 이가 갈리고, 내게서 나간 것에 비해 들어오는 것(그것은 금전적인 것이 아니고 인간적인 것일 때를 말함)이 택도 없을 때,기가 막혀 나동그라져 있다가도 이내 달뜬 소리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이러고 있으면 나만 손해지. 이 아까운 시간..’하며 제 몸뚱이를 오뚜기처럼 발딱 세워 땅에
살다보면 같은 날 , 다른 풍경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 어버이날 ’ 의 풍경이 내겐 그랬다 .귀농전 , 도시에서의 ‘ 어버이날 ’ 은 달랑 내 부모 , 배우자의 부모에 대한 생각뿐이다 . 한참 전부터 어떤 선물을 해야 한 , 무얼 먹어야 하나 , 어딜 모시고 가야 뻔근할까는 생각으로 머리통을 꽉 채운다 . 그리고
웰컴 투 금강송면!지난 이태리, 스위스, 독일 등의 유럽 연수 때, 세계인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지르는 이태리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에 갔었다.1386년에 세워진 고딕 양식의 대성당,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라 탄성을 지르기 전에, 성당 입구를 철통같이 지키는 군인들이 관광객의 소지품과 복장 등을 낱낱이 검열하는 등 그들 자신의 유적을 대하는 진지하고 엄
아무 연고도 없고 역성들어줄 사람 하나 없는 울진으로 귀농한지 올해로 16년차가 되었다.둘 다 직장 생활만 하다가 이제부터의 삶은 ‘내 의지대로 사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과 아이들을 자연에서 책과 여행으로 키우겠다는 이유가 다 였다.울진 산중에서 친환경으로 농사지으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고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웠으니 두 가지 목표를 얼추 이룬 셈이다.돌아
새소리도 천차만별이다. 방금 전에 들은 새소리는 부부싸움하는 소리같다. 내지르는 음절이 길고 격하기 때문이다. 일전에 2주만에 살골에 온 딸 주현이와 너럭바위 위에서 듣던 꾀꼬리 소리는 4음절이다. 거의는 4음절이내인 것같았는데 6음절 이상이 되니 꼭 싸우는 소리같다. 음절이 긴 이 새소리는 처음 듣는다. 어쩌면 들었었는데 귀농해서 이곳에 뿌리내리는 일에
집 주위에 개복숭아와 이웃의 유이장님께 선물받았으나 이름을 까잡순 꽃나무들이 핑크빛 튀밥을 펑펑 튀기며 자지러지게 꽃을 피우자 산골을 병풍처럼 빙 둘러치고 늘 그 표정으로 서있는 소나무들이 오두방정을 떠는 그들을 내려다 보며 씨익 웃는다.어제가 곡우였는데 귀신같이 비가 왔다.곡우는 봄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비인데 우리집 초보농사꾼에게는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아들을 대구 훈련소에 두고 반쪽 가슴으로 집에 도착하니 방금 이삿짐을 풀은듯 집이 낯설었습니다.도둑맞은 집구석처럼 그 자리를 잘 차고 있어야 할 것들이 제자리에 없는 듯 허전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대구 50사단에 아들을 내려주고 산골로 오면서 참고 참았던 눈물이 아들의 소지품과 옷가지를 보자 새 연고를 막 땄을 때처럼 꾸역꾸역 밀고 나오데요.안그래
산골의 봄은 몇 월일까. 해마다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삭막한 숲에 새들이 찾아들어 옹알거리기 시작하고, 눈 속에서도 푸릇한 싹이 쥐젖 만하게나마 나오는 3월을 봄이라 할까? 4월에도 눈이 오지만 말 그대로 '봄눈 녹듯' 하니 많이 봐줘서 4월을, 뭐니 뭐니 해도 봄의 전령사인 개구리가 목청을 가다듬는 4월을 봄이라 할까?3월이든, 4월이든 판가름이 난다
2011년 1월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니며 재잘거리는 새소리를 듣고 잠시 입에서 ‘봄’이라는 말이 개구리 튀어나오듯 나올뻔 했다. 눈을 더 멀리로 들면 산이 눈 이불을 덮고 있는데도 생각은 그렇게 자유방임주의다.그렇게 들을 거닐다 집으로 들어오니 햇살이 있는대로 통창으로 쏟아져 들어와 거실에 엎드려 졸고 있다. 얼마나 맑고 투명한지
봄부터 지금까지 산골가족의 정서를 담당했던 꽃들이 스러지고 찬란했던 그들의 터전은 쑥대밭이 되었다.이제부터 나의 정서는 누가 벌충해주나 고민할 필요없다.그동안 자연 옆구리에 살면서 가슴에 비축해 두었던 꽃들의 모습과 그들이 전하는 말을 하나하나 꺼내보며 겨울을 나면 된다.자연에서 얻은 정서는 유효기간이 무한대라 한겨울 나의 정서에는 아무 걱정이 없다.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