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끼고 모처럼 일주일째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게 했던 열흘 전의 기후를 질투라도 하듯, 영동지방과 동해안의 폭설은 어느 누구 가슴에도 아픈 사연의 역사 속으로 길이 남을 만큼 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시내 농협에서 촌집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혹시나 오나 하며 기다리는 할머니 입에서 무슨 소리가 흘러나온다. - 우인고 버스가 안 보인다마는 우에 갈랑
울진의 바다 속 사진을 통해 다양한 생물들의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들을 연재한다. 쉽게 볼 수 없는 바다 속 생물들의 신기하고 기이한 모습은 그저 놀랍다. 사진 제공과 설명은 울진읍에 거주하는 이경세(35세)씨다. 이씨는 다이버 경력 3년차이지만 한 달에 2~3차례 다이빙을 즐기며 지역의 앞바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물과 다양한 현상에 관심을 가지며, 제주도와
음력 설 밑 어디든 얼어 붙어있지만 나름대로 구석구석 어느 곳이던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사며 제사상에 올릴 식품을 고르고 흥정하는 분주한 열기에 그리 춥지만은 않은 것 같은 오후, 몽천과 신흥리를 운행하는 복잡한 시내버스 안의 정겨움이다. - 할머니들 다치니더, 조심히 천천히 올라오소. 다 탈 때까지 안 가이꺼네. - 어와, 쫌 밀지마소. 운전수가 안 간다
2011년 첫 호(118호)부터 울진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에 대한 사진과 정보를 싣습니다. 주위에서 자주 보았지만 무심코 지나쳐 버린 풀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익한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과 내용은 울진군청 산림녹지과에서 제공해 줬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산림과 관계자는 이번 연재와 관련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산나물들을
덕구온천 앞 노점 할머니들취나물, 고치나물, 밤 내 놓고 팔아중국산 오해 받아 마음 아파도용돈 버는 재미 쏠쏠해 매일 출근 덕구호텔 주차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신토불이 할매들. 전국에서 하나뿐인 자연용출 온천수처럼 할머니 한분이 술술 흥을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이 해가 뚝 떨어지도록 놀다가세나. 팔리던동 안팔리던동 건강만 하면 되지 무신 걱정이랴.
너무나 일찍 다가온 매서운 한파에 제 몸 하나 가누기도 귀찮을 12월에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30년 세월을 아쉬워하는 옛 고향 친구들의 서울 모임을 가진 울진남부국민학교 제6회 졸업생들을 찾았다. 그 며칠 전 전화 통화 내용이다. -내래. 정국이 니 서울 올라오나? 니 오면 30년 만에 만나는 친구 여섯이나 있데이. -진짜나 며칟날 하노. 안 그래도 내 영
강한 바람이 거세게 다녀간 다음날인 일요일 죽변항은 간밤의 바람 탓에 어설퍼진 도로며 움츠리고 오가는 사람들의 어깨로 훈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할머이요! 추운데 좀 팔았습니까. - 장사가 되고 말고가 있니껴? 첨 봤니더. 이리 장새가 안될거로 진종일 앉아 있어 본들. - 할머니 댁은 어딘데요.(손가락으로 골목길 집을 가리키신다.) - 조 앞에 보
미숙한 사람은 구름만 쳐다보지만, 성숙한 사람은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바라본다는 좋은 글귀가 연상되게 하는 한 봉사단체의 현장을 찾아보았다. 마음과 몸이 얼어붙어 있는 차가운 늦가을 바람에도 우리들의 가난한 이웃 청소년 가정을 위해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집수리에 여념이 없는 울진목우회의 현장은 활기차다. 익히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만큼 울진에
언제부터인가 ‘자연보호’라는 말은 우리 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생활 속의 꼭 지켜야 할 의무로 항상 가까이해 왔지만, 간혹 구호에 거칠 만큼 잊고 살 때도 많은게 현실이다.하지만 ‘자연보호’의 명제를 27년이란 세월동안 꿋꿋이 지켜오고 있는 자연보호울진군협의회(회장 장진찬)가 있어 찾아보았다.1983년 장진찬회장
사니 못사니 해도 늦가을에 들판에서 황금을 캐는 농부들의 가슴은 풍요롭기만 하다. 11월의 오후 울진읍 하토일 논에서 외롭게 추수 뒷자리를 손보는 도해분(82세)할머니를 만났다.- 모하시니껴? - 이노무께 그양 쳐자베 놔놀꺼로 지심(잡풀)이 생긴다고 비니루로 덮었던 거 걷잖니껴. (좀 쉬었다 하실 심사로 논에 풀썩 주저 앉으신다) - 한 포기 덜 심구면 더
싱그러웠던 푸른 나뭇잎이 따사한 태양열에 타들어가 단풍옷으로 제각기 갈아입은 10월, 고향의 가을송이향이 온 천지를 뒤덮은 운동장에서 찌지고 볶고 다투던 학창 시절의 친구들이 오랜만에 어울렸다. 10월10일 울진중고재구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린 대구 남구구민운동장에는 개회식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맥주 한 사발씩을 나누어 마시는 기수들이 눈에 띄는 등 벌써부터
가을바람을 가르며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활의 모습이 기운차다. 활쏘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는 울진군궁도협회(회장 장진찬)를 찾았다. 본 협회는 지난 1997년 2월 경북도민체전에서 상위입상을 위한 전략 종목으로 육성하고자 군체육회의 직접적인 요청으로 창립되어 동년 2월 21일 군체육회의 인준을 받았다. 97년 3월 도민체전 궁도부 종목 출전 선수
[언제나 친구를 위했고, 언제나 이웃을 위했고, 언제나 남보다 먼저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 총 나가라 활 나가라 빠른 계산을 했고, 언제나 남의 일이라면 오지랖 넓게 앞장섰고, 다정도 병이라는 소리를 이름만큼 들어가며 자신을 챙기지 못했고, 자신을 아끼지 않는 이가 여기 있다. (석양의 아름다운 노을빛이 어느 대포집의 지붕을 노랗게 수놓을 때)] - 각이형.
얼마나 기다렸던 황금 들판의 문턱인가! 며칠 동안의 쓰라렸던 가슴을 훌훌 털어 버리려 나선 날씨는 우울했던 나를 반겨주듯 너무나 화창하며 싱그러운 가을의 풍만함을 내게 마음껏 안겨주는 더 할 나위 없는 따뜻함이었다. 울진읍 고성리 동네를 지나는 무렵 싱그러운 밭 잎사귀 숲에 묻혀 꿈틀 거리는 밀짚모자의 주인공(81세 김경화)을 만나게 되었다. - 할머니 이
한여름의 맛을 제대로 느끼는 폭염의 날씨 속에 바다도 계곡도 성에 차지 않는 기분으로 이열치열 운동으로 더위나 시켜볼까 싶어 자전거에 올랐다. 망양정 해수욕장의 분위기도 한번 살펴볼까 싶어 가던 중 엑스포 다리 밑에서 여름 내내 어울려 화투를 즐기시는 어른들 옆에 살포시 앉아서 지켜보게 되었다. -에에노 괘이 요거 냈네, 지꺼무 초로 낸다는 게. -아따 할
늘 선선했던 동해안 울진의 자연환경에 걸맞지 않게 최근 느닷없는 폭염경보에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늘만 보이면 장소 불문하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흐르는 땀방울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정겨운 이야기와 넋두리로 더위를 식힌다. - 얼라들 구루마로 그리 끌고 어디로 가니껴 할매는. - 성질이 지랄이라해서 집에 있을라하이 답다버 뭐 좀 났나 해서 장에 가니더. - 일로
시끄럽고 분주했던 6월을 보내면서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대로 유권자들은 유권자들대로 제 각기 자기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간 동네 분위기는 모처럼 차분하다. 새로이 개원된 군의회에 기대심리가 커지는 시점, 파랗게 물드는 이른 새벽 5시 죽변어판장을 찾았다. - 호르삑삐... 호르락삐...(경매사의 호루라기 소리에 손에 작은 나무 표찰을 들고 눈을 크
6.2선거를 앞두고 거리마다 각 후보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목청과 확성기로 흘러나오는 로고송이 더부러져 온 동네가 떠들 썩 시끄럽고, 때로는 인상을 찌푸리게 할 만큼 청각 공해가 난무한 가운데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앉아 흘러나오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다. - 성님요! 오랜만이시더 왜 나와 있니껴?- 이사람아 우에 읍지가에 다 내려 왔는고? 그래 꼬라지도 안
4월말 달력과 일력은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숫자들이지만 날씨는 50년인가 100년인가 만에 찾아온 겨울날씨, 그러나 대나리 어촌에는 미역 줍는데 여념이 없다. 입가엔 미소를 머금고 옹기종기 앉아 돈(미역)을 엮고 있는 대나리 광일네 집을 찾아보았다. - 안녕 하시껴? 요새 계속 미역을 했니껴. - 아이시더, 미역오 오늘 첨 해 왔니더 동안에 날씨가 모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