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중충하고 쌀쌀했던 날씨는 청지회 노인학생들의 입학식에 부조를 하듯 너무 화창하였다. 그 날씨 속에 입학식이 열리는 청지회를 방문하였다. -조 아저씨도 입학하러 왔는 갑니더. -이사람 보게야 아직도 새파랗다 만은 사진제이구만은 눈이 가죽이 모자래 뚤페 있는가. 사람도 못 알아 보거로. -성님은 내복오 입었니껴. 내사 마 괜히 딸니나가 입고 가라해 입
액운을 떨쳐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다양한 정월 대보름의 행사가 지역의 곳곳에서 펼쳐진 정월대보름 다음 날인 삼일절, 서면에 많이 내린 진눈개비는 전날 남은 액운들을 깨끗이 잠재우듯 온산을 하얗게 뒤덮어 불영사계곡의 운치를 더해 주는 풍경 좋은 날이었다. 서면초등학교 체유관 실내에서는 벌써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였지만 윷놀이의 함성이 여전히 동네 산천을 울
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죽변라이온스클럽(회장 김일출)은 1976년 6월12일 울진L.C의 스폰서로 창단회원 26명으로 창립하여 35년째 봉사단체로써의 알찬 역사를 쓰고 있다. 초대회장으로 취임한 오용석씨는 취임 2개월 후 아쉽게도 작고하였지만, 고인의 뜻을 이어 받아 전무호씨가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도약의 장을 열게 되었다. 본 클럽은 1983
수많은 세월에 모처럼의 잦고 많이 내린 눈이 어디가든 큰 제목감이다. 허리가 굽어졌어도 재미삼아 장에 미끌미끌 거리면서도 나오시는 할머니들의 삶도 신나고 재밌는 날이기도 하기에 손색없는 인간 장마당이다. - 미끄라 느리 느리 그래도 자아 오네야 모 먹고 살꺼라고 성님요! 설 잘 쉿니껴?- 어와야 지랄도 미끄라 자빠지던동 말던동 헤빠닥이 배고파 번개질해보게.
새해 첫 출근 날 1월4일에는 새벽부터 서면 소광리를 시작해 눈이 디따 마이 왔뿌랬어요. 몇 년 만에 온 눈에 제설작업 때문에 난리 났니데이. 저거 동네부터 안 치워 준다고 각 읍·면에는 민원이 폭주하고 우쨌던 속 시꺼란니더. 그래도 정겨운 동네 분위기는 어디 가니껴.(북면 덕천리 길 논두렁에 빠진 차를 보고 걸어가시는 할머니 잔소리.)-몬 누
-이보래요 사까리 달사하이 발린 간빵파는데가 어디 있었잖니껴 -호호호...! 할머니 요즘 그거 보기 힘들든 데요 슈퍼에 가면 건빵이 있기는 있던데 -아이 그건 시레 손주 놈이 사왔는데 머 보이 안꾸도 아이래 싱가
항상 즐기며 재미나게 봉사한다는 울진군청 ‘우리珍봉사단’(회장 김영진)을 찾았다. ‘우리珍봉사단’은 군청과 읍면 직원 70여명의 회원으로 2006년 8월에 발족되었다. 2006년 당시에는 울진군의 자원봉사활동의 체계를 갖추기 위해 ‘울진군자원봉사센터’를 군에서 직접 운영하던 시기였다. 당시 군
정림1리에 사시는 두 어른 내외분이 김장할 배추를 씻는 아름다운 모습에...-이 추운데 그랑 한대에서 배추 씩니껴.-그래도 우이니껴 집에 상수도에서 씩꺼이 답답해사서 나와 씩니더 흐르는 물도 깨끗코 만개 편니더.-그렇네요! 두 분이 너무 정겹고 보기 좋아 사진 한 판 찍어 드리려고요. -다 늙은거 찍어 모 할라꼬요! 어디 내 주니껴. 하하 글탐 잘 찍어보소
비가 오나 눈이오나 언제나 우리 곁에 항상 같이 하지만, 우리들 가슴속에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우체국 집배원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으로 울진우체국(국장 이세중) 우편물류과를 찾았다. 일주일째 구슬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어제 미처 다 배달하지 못한 우편물들을 분류하느라 분주하기만 하다.울진우체국 우편물류과(과장 김광중)는 울진읍, 죽
구수한 된장찌개가 딸려 나오는 2천원짜리 보리밥이 먹고 싶어서 시장 새마을레스토랑으로 가는데, 호떡포장마차에서 할머니 세분이 나누시는 재미난 얘기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 보게 거기 탕깨에다가 짐나는 오뎅 국무로 한 개 떠 주게.- 글시더. 뜨뜨한거 농갈래 먹시더마.- 언제 이래 만나가지고 머 보는가. - 맞니더. 머면 얼마 먹는다고 오늘 요기 시다이 하
울진장날 다음날인 죽변시장에는 도대체 장사꾼이 얼마나 올 것이며 장보러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 속에 죽변 5일장에 가시는 외지 장사꾼의 차에 얻어걸려 시장을 찾아보았다. 한산한 시장 분위기에 한 숨만이 토해져 나왔다. -어머이요! 어디서 오셨니껴? -온양서 왔니더만은 만데요! 미역 한단 골래 보소 지방꺼라 마신니더.-글쎄요... 울진장하고 비
숲은 천연염색 강연장이다.수강자가 있든 없든 제 몸을 하루가 다르게 염색해 보이며 가을을 강의하고 있다.형형색색으로 염색이 잘 되었다 하여 그것을 뽐내거나 거들먹거리지도 않고 그것에 연연하지도 않는다.때가 되면 그 아름다운 옷도 다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겨울을 난다.인간사에서는 정신나간 행동임에 틀림없다.인간이야 작은 거 하나라도 손에 들어오면 꼭 쥐고 놓을
농부들이 여름이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풀과의 전쟁이라는 말이다.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풀과의 전쟁은 이미 끝났고 지금은 패자부활전 아니면 부상병 치료를 할 때이다.주로 패자는 농부이고 부상병 또한 농부이다.당연하다.자연을 이겨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그러나 자연은 배려하는 마음도 깊어 그 부상병을 위해 파란 하늘을 선물로 준다.파리디 파란, 눈이 시리도록 파
높고 청정한 가을하늘 들판의 곡식이 무르익어 가는 풍경에 어우러져 근남면 문화체육센터 개장식과 더불어 경로잔치가 열렸다. 몇 백 명의 어르신들을 위한 잔치에 세상 가는 줄 모르고 '니나노 닐리리야~' 하시며, 덩실덩실 춤추시고, 노래하시며, 웃으시고, 궁디 흔들어 가시며 즐기시는 할배, 할매들의 주름진 얼굴에 행복이 만발함을 느끼는 대강당에서. - 보게
친자식인들 이렇게 효자 효녀 노릇을 하겠는가? 어느 곳에서나 내 부모 같이 내 형제 같이 이웃을 보살피며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울진읍 읍내3리에 자리한 청지청년사업단(회장 장인주)을 찾았다.청지청년사업단은 2009년 6월 보건복지부에서 공모한 사업으로 청년일자리 창출과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손길일 필요한 계층에서의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6월25일
"딱" "따닥" 게이트볼을 치는 소리가 경쾌하다. 어르신은 쳐놓으시고 맞을세라 눈이 빠지도록 쳐다보신다.- 어와! 또 맞았니껴? 오늘 막 된데이.- 근데 왜 저래갔다 논노야! 고다 갔다 노먼 날 죽어라꼬 부레 가따 놓는 거잖소.- 할바이 잘쳐 통과해서 3번 잡아뿌소.- 할마이도 하나 몰아보소고마 한개는 잡아야 되니데이.
"별다른 비법이란게 있습니까 어디. 아무나 다 하는게 묵 아입니꺼? 어릴 때는 묵을 하도 많이 먹어 묵장사는 안할라 했는데, 아는게 가지라 묵 만들어 팔지요 뭐. 다들 맛있다고 하시니 좋지요..."주인묵집 주인 조해영(49세)씨의 말이다.북면 부구리에서 덕구온천길을 따라 가다보면 지금은 폐교가 된 주인초등학교 앞에 '주인묵집'이라는 작
마크 트웨인이 "뉴잉글랜드 지방은 아홉 달은 겨울이고, 석 달은 썰매타기에 나쁜 날씨"라고 했다는데 산골도 만만치가 않다. 10월부터(9월에도 간간히) 나무를 때기 시작해서 얼추 5월까지는 그 일을 계속해야 한다.낮의 기온은 봄이라 하더라도 밤기온은 현저히 곤두박질치니 거의 한 해의 반은 나무를 부등켜안고 살아야 한다. 요즘 그나마 지구온
- 보시더 아이씨요. 이 쌀 보따리 쫌 차 짐카네 실어 줄라니껴?- 허리 장디가 아파서 이것도 못 드니더.- 기사 한니나 늦게 탄다고 지랄할라 빨리 쫌 시라주소.- 저 꼬치 보따리도 쫌 실꼬.- 아고 고맙니데이. 이제는 이래 도움 없신 꼼짝도 못하니더. 늦여름의 열기가 끈질기게도 식을 줄 모르는 후덥덥한 날씨에 각자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승강장 안
동해안에서도 큰 항구로 꼽히는 죽변항. '죽변에서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었을만큼 흥청거렸던 과거의 영화는 없지만 지역 어르신들을 존경하고, 후배들에게 바른 길을 열어주기 위한 청년들의 노력만큼은 여전하다.어촌 특유의 강인함과 끈끈함으로 엮어진 죽변청년회(회장 김정국)를 찾아 그간의 역사와 지금의 활동상에 대해 들어보았다.청년회는 73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