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나무는 각종 병해충에 강하고 토양 적응력이 좋아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재배가 가능해 농촌 고령 일손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3일 음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근남면음나무작목반 농장을 찾았다. 작목반원 남광우(근남농협 감사)씨는 아주머니들이 따 놓은 음나무 새순(이하 개두릅)을 담은 상자를 정리하면서 음나무 재배의 장점을 자신 있게 말했다.

이날 오후 농장에서는 아주머니 3명이 각지로 판매될 개두릅을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매년 초봄 단기간에 수확해야 하는 음나무농사의 특성상 이즈음이 한참 분주할 시기라고 했다.

군 시범사업으로 시작하게 된 근남면 농업인들의 음나무작목반은 근남면 일대 3.3㏊에서 연간 2t여를 생산, 전국 각지에 인기리 판매하고 있다.

남광우씨는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해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무공해 자연건강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수익성도 다른 농작물에 비하여 월등히 높기 때문에 음나무를 재배하는 농가가 점차로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근남면음나무작목반은 김주문 반장과 남광우, 장성윤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2002년부터 음나무순을 본격적으로 생산해오고 있다. 노동력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낮은 벼농사보다는 음나무로 승부를 걸어보자는 판단에서 의기투합했단다.

하지만 벼농사 농가가 다수를 차지하는 이 일대의 특성상 주위에 음나무재배 농가가 없다 보니 체계화된 재배법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산림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종묘사를 찾아 도움을 받으며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기초 재배방법부터 배웠다.

각고의 정성을 기울인 끝에 2006년부터는 음나무 농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는 “음나무 수익성은 벼농사의 3~5배 정도로 요즘 웰빙풍조를 타고 산채류가 인기”라면서 “음나무는 재식 후 5년 정도면 수확할 수 있는데, 평당 10,000원 소득을 올려 농가 소득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음나무는 산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과 리그닌 등이 함유돼 있어 봄철 산나물의 귀족이라고 불리지만 가시가 많아 채취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2009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특용수과에서 임업연구사업으로 가시없는 음나무를 개발했다는 보도를 접하게 됐다. 머리를 맞댄 끝에 4명의 작목반원들은 뜻을 합쳐 국립산림과학원과 가시없는 음나무 재배 관련 기술 협약을 체결하고 번식에 들어갔다.

가시가 없는 음나무를 개발한 국립산림과학원 김세현 박사는 “재배관리가 쉬워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고민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수확량도 두 배 많아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대한다”며 장점을 소개했다.

음나무 밭을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남광우씨는 “좋은 품질의 묘목을 생산해 교육 관상용으로 전국 모든 학교에 공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시없는 음나무는 근삽식재 방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내년부터 가시없는 음나무 묘목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근남면이 가시없는 음나무의 특화 단지로 부상하기를 꿈꾼다.

남광우씨는 “재배 농가수가 늘어나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한발씩 움직이고 있다”면서 “음나무작목반이 성공해 주변 농가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광우씨는 음나무가 지역의 대표 특작물이 될 수 있도록 군과 농업단체 등 협조체제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기대했다.

1년 중 봄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나무의 새순을 지역에서는 개두릅이라고 한다. 어린잎은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데 쌉싸래한 맛과 향이 두릅보다 조금 더 강하기 때문이다. 새순과 잎, 가지, 줄기, 뿌리에는 여러 종류의 사포닌성분 등 생리활성물질이 들어있어 한약재로서의 가치도 높다.

약초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은 일가견을 가진 남광우씨는 “동의보감에서는 음나무를 해동피라 부르고 있는데, 허리와 다리가 마비된 것, 감기와 고열, 당뇨, 피로 등을 다스린다”고 기록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고 자랑한다.

특히 이른 봄에 나오는 개두릅(새순)은 유용물질 양이 많고 맛과 향기가 독특해 두릅나무 새순과 함께 기호도 높은 산나물로 이용되고 있다.

입맛을 돋우는 개두릅 특징은 향이다. 너무 강해 처음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나 약간 쌉싸름하고 부드러운 맛은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음나무 자체는 너무 많은 사포닌의 강한 쓴맛 때문에 먹을 수 없지만 개두릅엔 사포닌이 적어 우리 지역 봄나물로는 최고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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