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노미씨는 지난 제40회 어버이날 효행부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최씨는 지체장애 5급으로 자신의 삶도 힘든 상황에서 거동이 불편한 90세의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아 왔다. 특히 시어머니는 15년전부터 앞이 보이지 않아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으나 여전히 음식수발과 세안 등 성심성의껏 봉양해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다.

5월15일 오후 마을과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최노미씨를 만났다.

최씨는 어머님이 작년 7월부터 영세민에서 차상위계층으로 바뀌면서 지원이 많이 부족하게 된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최씨는 “요양사를 그전에는 정부에서 무료로 보조해줬는데, 요즘은 요양사가 일주일에 3차례씩 방문하는데 그 돈을 우리가 부담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어머님이 연로하셔서 여름에도 보일러를 돌려야 하는데, 장애 1급이어서 그전에는 돈이 꽤 나왔지만 지금은 1/3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쌀, 연료가스, 등 생활비 부담은 괜찮지만 보일러 연료비는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근남면 안잘미(구산리)에서 시집 온지 40여년 됐다는 최노미씨는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어머님을 직접 모시려고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어머님이)죽어도 안온다’고 완강히 거절했다고 말한다.

그는 “당신께서 눈이 어둡기 전에 쭉 살아 온 곳이 익숙했기 때문으로, 화장실이 실외에 있을 때 대나무를 연결시켜 화장실을 다니기도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근남면사무소에서 그 사정을 알고 실내에 화장실을 마련해 줬고 또 낡아 떨어진 문짝도 바꿔줬단다.

최씨는 “남편이 15년을 매일 매일 오토바이에 밥 3그릇과 국, 반찬을 걸어서 5분여 거리에 있는 어머님께 갖다 드렸다”면서 “그러면 어머님이 밥솥이나 냄비에 담아 뒀다가 찾아 드신다”고 했다.

매일 다른 국을 장만하기 위해 “자고나면 오늘은 무슨 국을 끓이노” 전전긍긍했다는 그는 “하루 이틀이 아니고 십 수 년이 계속되다 보니까 노이로제에 걸려 어려움이 많았다”고.

최씨는 어머님이 과일을 좋아하셔서 사과나 포도 등 과일도 늘 준비해 대접해 드린단다. 마침 동생이 울진시장에서 과일상을 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그는 “매우 추운 날, 특히 눈이 많이 왔을 때 눈을 치우고 가야 했을 때도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세월이 흘러 갔으니까 그렇지,...”라고 당시 감당하기 힘들었을 솔직한 속내를 내비췄다.

최노미씨는 “내가 많이 아팠을 때, 몸무게가 8kg이나 줄었다. 요즘에야 덜 어지렵지만 지금도 어지럽다”면서 “내 몸이 아프다보니 내 죽는 것은 하나도 안 아까운데 우리 어머니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제일 걱정이다”고 효부다운 고운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노음3리 윤근욱 이장이 40여년간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효부로 칭찬이 자자한 최노미씨 표창 추진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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