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고 송민창 서울공대 화학생물공학부, 쌍둥이 형 지창은 재료공학부 합격

동해의 노도와 같은 형제간의 사랑과 우애가 명문대 합격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와 재료공학부 수시모집에 나란히 합격한 송민창, 송지창군.

쌍둥이 형제의 서울대 합격은 후포고 수십년 만의 경사로, 울진지역에서도 3년만에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결과여서 기쁨이 더욱 컸다.

 

교육 여건이 불리한 농촌학생들이 대부분 도시로 빠져나가는 환경에서도 포항 등지의 명문고로 진학하지 않고 학교 수업과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학력을 크게 신장시킬 수 있었던 점은 지역의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지역에는 발전가능성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형 지창군은 “3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다. 사교육을 따로 받지는 않았지만 수업시간과 자습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으며, 조금의 시간이라도 아껴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하다보면 힘든 시기가 닥쳐올 수 있는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보답을 줄 것이다”며 1년후 수능을 보게 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동생 민창군은 서울대 합격의 공부비법을 묻는 질문에 “주로 머리가 맑아지는 새벽에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주효했다”며 “특히 새벽 5시쯤에 일어나 원탁인 책상에 마주 앉아 서로 도우면서 공부했는데,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끈끈한 형재애를 과시했다.

특히 지창군은 “청소년시기에 공부와 독서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의 목표와 비전을 세우는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면 누구든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백암온천 인근 온정면 온정리에 살고 있는 민창·지창 형제가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등하교를 책임졌던 어머니의 자식사랑 덕분이다.

민창·지창군의 이번 합격은 농촌학교에서도 서울대 등 명문대 진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후포면민들에게 후포고가 지역의 명문학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형제는 사교육 없이 고교 3년 동안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했으며 교내 자율과학탐구 학습동아리에서 적극적인 활동과 각종 발명대회 및 과학전람회에서 수상하는 등 다방면으로 견문을 넓혔다.

유상현 담임교사는 “목표를 세우면 자기의 생각과 저력 전부를 쏟는 적극적 성격으로 평소 인성과 학업태도 등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도 모범생이었다”며 “지역에 학원이 없어 사교육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학교수업으로만 서울대 합격이란 결실을 거둬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분 차이로 형과 동생이 된 지창과 민창 형제는 3학년생 121명인 후포고에서 항상 1·2등을 다투며 선의의 경쟁을 한 노력파다. 특히 맞춤식 자기주도형 학습과 심화수업 등을 통해 미진한 과목을 보충하고 취약한 과목을 자신있는 과목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민창군은 “국내 최고의 화학공학 분야 교수가 돼 후학양성과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공학자가 되고 싶다”며 “대학에 들어가면 재능기부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학공학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를 “포스텍 학과 탐방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모습에서 좋아하는 일이 뭔지, 가슴이 뛰는 일이 뭔지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당시의 감흥을 표현했다.

포스텍 단일계열뿐 아니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도 합격했던 형 지창군도 교수가 돼 후학양성과 대한민국 공학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후포고가 예년과 달리 올해 대학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은 자율적인 눈높이 맞춤식 심화수업과 동아리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학력 제고에 힘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대입 전형이 수시 우선 선발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성적 우수학생들의 내신 성적 상위 등급 유지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수능 최저등급 통과를 위해 야간 자율학습과 EBS 수강지도에도 각별한 지도를 하고 있다.

또 언어와 수리, 외국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빌리지스쿨을 통해 차별화된 수능대비가 이뤄지도록 해, 수능 성적 향상을 꾀했던 것이 실력향상에 한몫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신기철 후포고 교장은 “대학입시환경이 수시 우선 선발 위주로 변화하면서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이나 대회참가, 각종 체험활동 등을 강화해 대학 입시교육의 내실화를 꾀했다”며 “시골 학교지만 도시 지역 학교 못지않은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데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졸업식날 손일순 장학금을 송민창, 지창 형제에게 각각 2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수시모집에서 후포고는 서울대 1명을 비롯해 포스텍(포항공과대) 1명, 한국외대 1명, 경희대 1명, 인하대 1명, 건국대 3명 등 수도권의 내로라하는 대학에 다수 학생을 합격시켰다. 12월 11일 현재 경북대 등 4년제 대학에 총 46명의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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