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꿀벌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며 경고한 말이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식물들이 번식을 할 수 없게 되고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열매의 상당수도 사라지게 되는 등 생태계 질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 더 나아가 우리인간의 생명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조차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지난 18일, 지난해 폭설로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했던 암수 2마리의 산양이 건강을 회복해 다시 자연의 품 속으로 돌아갈 수 있어 화재가 됐다. 금강소나무숲길 1구간의 중간쯤에 위치한 속칭 반짓골에서 진행된 이날 산양방사에는 울진에서 환경파수꾼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사)한국산양보호협회 김경하 울진지부장도 있었다.

 



그를 만나 울진 지역의 산양보호를 위한 당면과제와 앞으로의 활동방향,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멸종위기에 내몰린 산양이 해마다 계속해서 죽어나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주민과 지역사회는 물론 국민들도 대표적 깃대종(flagship species)인 산양 보호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울진에서 오랜 기간 환경관련 활동해오고 있는 김경하 지부장은 울진의 산양을 돌보는 일은 산양 한 종(種)뿐만 아니라 산양이 살아가기에 알맞은 자연환경을 보존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과 맞닿아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역에 구조센터와 현장 관리조직을 운영해, ‘그 종과 서식지를 지키면 생태계 전반을 되살릴 수 있다’는 깃대종인 산양을 현장에서 보호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20여년 지역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일해 온 김경하 지부장은 열혈 환경파수꾼으로 불린다.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높은 야생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는 울진에서 그는 젊은 시절부터 환경보호를 직접 실천하고 노력해온 1세대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초등학교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 지부장은 울진에서 이름을 떨치는 전통목공예의 장인이다. 15여년전 목공예의 길로 들어섰던 그는 금강송을 소재로 손재주를 마음껏 발휘하며 자신을 표현해내면서 삶의 작은 만족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산악관련 전문활동을 하면서 자주 산을 접하게 돼, 그 속에 살고 있는 야생 동·식물에 관심을 갖게 됐단다. 이후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울진자연생태학교를 열고, 12년째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속한 생태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산양을 지키려는 그의 노력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안일왕산을 등산하던 중 중턱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산양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 얼굴 표정에는 산양을 마치 눈 앞에 보고 있는 듯하다.



그때부터 산양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게 됐으며, 울진의 응봉산을 비롯 두천리, 백암산 등지를 오르면서 산양의 서식을 확인 할 수 있는 배설물, 먹이를 먹은 흔적 등을 아주 가끔씩 확인할 수 있었단다.

산양은 현재 우리나라에 800여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요 서식지는 비무장지대, 양구-화천지역, 울진-삼척-봉화지역 및 설악산지역 4개소로 알려졌다. 서식지는 주로 암벽이나 암릉지대. 절벽이나 가파른 바위 주변에 둥지를 틀고 생활의 터전을 삼고 산다.

특히 그는 지난 2011년 2월 북면과 서면 일대에서 한파와 폭설 등으로 탈진한 산양 23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23마리의 사체 중 20구를 부검한 결과 사인은 모두 배고픔으로 인한 탈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경하 지부장은 “산양은 비무장지대와 양구·화천, 설악산, 울진·삼척·봉화 등 4개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 중 울진·삼척·봉화 지역은 산양이 100개체 이상으로 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별도의 관리 시설이 없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며 울진지역 산양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반드시 지역에 구조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밀렵꾼들의 밀렵 행위까지 가세해 야생동물들은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며 관리소홀의 문제도 덧붙였다.

그는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종이 살아가던 둘레 환경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과 같다”며 “이렇게 중요한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에 대한 관계당국의 보호대책이 미흡한 실정이어서 산양의 목숨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지부장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간직한 울진이 앞장서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야생동식물 자원보전과 함께 생태계 건강성을 지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생태계의 건강성이 바탕이 돼야 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는 자연친화형 관광자원 개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진지역 산양에 대한 분포현황 및 서식환경, 유전자 분석 등에 대한 기초 생태조사를 통해 서식환경을 개선해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내 다른 야생동물들과도 안정적인 공존이 이뤄지는 건강한 생태계로의 복구 노력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인터뷰 내내 지역의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려는 그의 말 속에서 울진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지부는 김경하 지부장을 비롯 이동철(죽변중 교사) 사무국장과 회원 등 21명이 지난 1월 조직을 구성하고 2월 14일 협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사)한국산양보호협회는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에 관한 전문 연구 및 보호활동 등으로 소중한 생명체를 후손에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산양의 보급선양을 통해 국민의 문화적 질 향상을 위해 2008년 11월 28일 양구군을 소재지로 창립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산양 증식 및 보호사업, 산양의 표본 및 사체등의 보관업무, 산양 구조와 서식지조사, 치료소, 사육장 설치운영사업과 각종 산양관련 학술연구 사업 및 학술대회, 국제협력 사업등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보호와 증식에 역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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