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아침 출근길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이글을 쓰는것이 혹 특정한 가게를 홍보하는 것으로 비춰 질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쓸까 말까를 종일 고심하다가 울진의 이미지 쇄신과 주변 점포들에 대한 귀감을 생각해 글을 쓰기로 했다.

울진은 지역적으로 말투가 그리 부드럽지 못해서 인지 가게들이 불친절하다는 둥,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울진인인 내가 보아도 실지로 고객을 중하게 여기지 않는 가게들이 가끔 있어 울진의 이미지를 훼손하기도 한다.

불친절 이야기만 나오면 울진인으로서 양심이 약간 찔리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예전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라고 자위하면서 울진 상인들은 언제 변할까 하고 걱정도 해 본다.

나는 약 일주일전 울진읍내리 삼성전자옆의 생활용품 파는 가게에서 네비게이션 거치대를 하나 샀다. 집에 가져와서 네비게이션에 조립을 해보니 규격이 약간 틀려 아무래도 맞지 않았다.

부속품을 뜯어 이리 저리 붙여보기도 하고 다른 것과 섞어 바꾸어 끼워봐도 도저히 맞지 않았다. 부득이 다른 것을 사기위해 다시 가게를 찾았다. 나에게 거치대를 팔았던 아저씨는 없고 다른 총각이 설명을 해 주는데 ’ 이 기종의 거치대는 나오지 않는다‘고하며 삼성제품이니 옆집 삼성전자 대리점에 가서 주문해 보시라’ 고 권했다.

그래서 나는 망가진 거치대를 휴지통에 버리라고 하고 옆집 삼성센타에가서 주문을 해 놓고 나왔다. 가게를 나온지 5분도 안됐는데 낯선번호의 전화가 왔다. 생활용품 마트 주인이라고 하면서 가게에 나와 동생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며칠전 자기가 네비게이션 거치대를 팔았던 기억이 난다고 하였다.

그리곤 못 쓰게 된 거치대 대금을 환불해 드리겠다는 것이다. 나는 ’ 내가 제품을 다 뜯어서 못쓰게 만들었는데 왠 환불이냐‘ 며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마트 사장님은 ’맞지 않은 제품을 판 것은 자기이니 가게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굳이 환불해 드린다고 하였다.

나의 전화번호도 옆집 삼성전자에 가서 주문서를 보고 알아냈다고 하며 고객에게 불편을 드려 미안하다고 하였다.

바로 차를 돌려 가게로 가서 카드 결재한 것을 취소하고 돌아 나오는데 두형제가 계속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는 표정으로 정중하게 배웅을 하는데 너무 감명스러웠다.

울진에도 이런 양심적인 가게가 있는가 싶은게 너무 고마워서 젊은 사장님의 고향을 물으니 울진 출신이라고 한다, 객지생활을 오래하다가 귀향한지 얼마 안됐고 부모님도 울진에 계신다고 하였다.

불친절, 서비스 부족 이야기만 듣던 나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 울진에도, 울진 사람도 이런 양심적이고 친절한 가게가 있구나! 생각하니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며칠전인 4월 3일 저녁에는 아내와 저녁을 먹으려고 읍내리 모식당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홀에 앉아 그릇을 정리하던 주인 아주머니는 앉은 채로 눈길을 주며 그래도 어서 오라고 한마디 하는데 그 옆에 주인 아저씨는 츄리닝 바람으로 출입문 정면을 향해 다리를 쭉 뻗고 벽에 비스듬하게 기대어 있으면서 전혀 무표정이다.

인사는커녕 뻗처있는 다리를 오므리지도 않는다. 너무 보기 흉해 한마디 할까하다가 겨우 참았다. 내가 식사를 주문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손님이 들어오면 인사를 하고 일어나 앉기나 해야 하는데 뉘집 강아지가 오느냐 식이다.

나중에는 설거지 한 그릇을 옮겨 놓는데도 손님은 아랑곳없이 마구 쿵쾅거려 불안해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도저히 화가 나서 주인을 부르려고 쭈볏 쭈볏 하는데 아내가 꼬집는 바람에 식사를 먹다 말다 나와 버렸다. 그리곤 다시는 이 식당에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손님이 들어와도 뉘집 강아지 보듯하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손님이 못쓰게 만든 물건도 자기가 팔았다는 이유로 환불을 해 주는 양심적인 가게가 있다. 울진에 희망이 보이는 듯 하여 참으로 기분좋은 하루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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