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주년 4.13 흥부만세운동 기념식, 만세제 열려

96년 전인 1919년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해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북면 면민들의 만세 함성이 흥부만세공원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13일 오전 단비가 내리는 가운데 96주년 흥부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19회째를 맞는 흥부만세제가 흥부만세공원과 북면사무소 일대에서 열렸다.
광복회원들과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부구초․중학생 등 1000여명이 참가해 고귀한 목숨을 바쳐 항거한 우리 선조님들의 숭고한 얼을 기리고 재연행사를 가졌다. 

흥부만세운동은 1919년4월13일 흥부장날을 기해 독립만세운동은 일천여 주민들과 장꾼들이 하나로 뭉쳐 일제의 총칼 앞에 당당히 태극기를 흔들며 자주독립의 만세운동을 하다 8명이 붙잡혀 옥고를 치른 사건이다. 추모식은 호국선열들의 얼을 기리는 헌화와 분향, 기념사, 만세삼창, 거리마당 재연 순으로 진행됐다.

또 ‘4.13흥부독립만세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북면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백일장과 웅변대회 수상자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웅변대회의 최우수상은 류벽환(부구중 1년)군이 수상했다. 부구중 독도사랑 동아리인 ‘독수리’ 회원들을 비롯 수십명의 학생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일본의 독도 도발을 규탄하는 ‘나라사랑 독도사랑 우리 땅을 지켜내자’이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독도는 우리땅”을 외쳤다.

임광원 군수는 “96년 전 오늘 전병항·남병표 등 11명의 선열과 1000여명의 주민들이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위한 외침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있게 한 원천이 됐다”며 “울진군의 소중한 역사의 현장에서 이러한 역사를 더욱 발굴·보존해 군민들과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동술 북면독립정신보존위원장은 “96년전 우리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선 4.13 흥부만세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역사왜곡과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의 침탈행위에 분연히 맞서고 평화통일의 대열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이세진 군의장은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우리 고장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저마다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표 경주보훈지청장은 “울진군민들의 큰 자랑인 흥부만세운동의 정신을 이어서 선열들이 국난을 이겨내고 민족을 이끌어 냈듯이, 이제 분단의 시대를 마감하고 하나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내려달라”고 말했다.

96년 전 만세운동을 재현한 ‘만세운동 거리마당’과 일제만행 규탄은 흥부만세공원에서 시가지를 거쳐 북면사무소 ‘흥부장터’ 거리마당까지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북면독립정신보존위원회와 북면청년회가 준비한 흰 두루마기를 입고 태극기를 펄럭이며 ‘만세제 거리마당 재현’에 동참해,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한 애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되새기고 독립에 대한 숭고한 열망을 체험했다.

◆ 제19회 4.13흥부만세제, 장터문화제로 열려 올해 흥부만세제는 북면사무소 앞 마당에 조성된 ‘흥부장터’거리에서 장터문화제로 펼쳐졌다.

북면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바쁜 일손을 멈추고 흥부장터거리 재현에 동참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됐다. 96년 전 당시를 보여주듯 국밥집과 주막집이 차려지고 짚신을 삼는 방물장이 서고, 엿장수가 가위를 절렁이며 엿을 팔았다.

북면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손 태극기를 들고 댄스춤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고, 북면실버무용단은 화관무와 화려한 부채춤을 선보였다. 농어촌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TBC 싱싱 고향별곡의 ‘단비와 기웅아재’가 특별 출연해 흥겨운 노래와 특유의 구수함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더욱 흥을 돋워 주민들을 즐겁게 해줬다.

만세제 참가자들은 북면부녀회와 청년회가 마련한 국밥으로 정을 나누고 문화공연으로 정체성을 확인했다. 특히 북면 두천마을 주민들은 당시 동해안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흥부산 자염’과 ‘돌미역’을 영남내륙으로 유통시키던 ‘바지게꾼’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마당극 ‘십이령바지게꾼놀이’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흥부만세제는 지난 1996년 북면지역 자생단체인 북면발전협의회가 주민들의 힘을 모아 ‘북면독립정신보존회’를 출범시키면서 해마다 4월13일 문화제를 열어 북면지역의 정체성을 도모하는 추모식과 마을축제 성격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저작권자 © 울진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