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갑과 을’의 화두는 뜨거운 감자다. 항공사 땅콩사건을 위시해 마트 사건, 영업직 사원 해고, 백화점모녀까지 대기업의 비윤리적인 행동과 다양한 갑의 횡포가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분노가 들끓었다.

“납품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결재가 감감 무소식이다” 한울원전에 납품하고 있는 한 협력업체 대표의 하소연이다.
그는 “우리 같이 작은 업체는 빠듯하게 먹고 살다 보니 결재가 조금만 지연돼도 재정적으로 엄청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고 토로하며, “이는 (소위)갑과을 관계가 성립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내비쳤다.

또 다른 업체 대표도 “납기 기일이 30일 내로 정해져 있는데, 입찰 결과를 1주일씩, 심지어 보름씩 지나 알려주면 어떻게 납품일자를 맞출 수 있겠는가”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손병복 본부장은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검토해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울원전(본부장 손병복)은 지난 16일 부구의 한 식당에서 지역의 협력업체 대표 15여명을 초청, 한울원전 구매협력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손병복 본부장을 비롯 한울원전 관계자들은 지역의 협력업체 대표들과 격의 없는 난상토론을 벌이며, 협력사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며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직접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지역의 납품업체를 배려하는 데 인색한 한수원을 성토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쏟아냈다. 대표들은 “발전소 부품 품질 기준이 강화되면서, 예전에는 단종품에 대해 유사제품 납품도 가능했지만, 현재는 동등품(외형 및 서류상으로 요구)만 통과된다”며 “재질과 성능이 만족되면 될 텐데도, 이렇게 규제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규제”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최근 가스관련 입찰과정에서, 지난해까지 지역별로 각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4개 원전지역을 합쳐 일괄 입찰로 진행해 울산 소재의 한 업체가 낙찰받았다”며 “이는 한수원이 가스의 성분이 다양함 등 현장 상황을 몰라 잘못 행한, 너무나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본부장은 “한수원이 기자재 제도를 마련한 것은 이윤 때문이 아니라며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현행 입찰제도 절차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력업체 대표들은 “현행 입찰제도하에서 영세한 지역 업체는 실질적으로 입찰이 가로막혀 있는 상태로, 지역 업체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요즘 지역사회에서는 울진 업체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울진의 경제에 한수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원성이 대단하다”고 토로했다.

또 설비성자재업을 경영한다는 한 대표는 “설비성 자재를 동등품이라고 받아주는 것은 설계변경시 막대한 비용을 동반한다는 문제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문제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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