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은 2015년 4월21일자로 100 여 년 동안 사용해 오던 원남면과 서면의 행정구역 명칭을 바꾸어 원남면은 ‘매화면’으로, 서면은 ‘금강송면’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하였다.

4월 21일 서면과 원남면에서는 각각 관내 기관 단체장들과 유지들을 초청하여 성대하게 ‘면’ 명칭 선포식을 열고 역사적인 순간을 자축했다.

1995년 지방 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제각기 지역의 특색을 알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왔다. 하늘을 보기 부끄러워 삿갓을 쓰고 다녔다는 조선시대 김병연 유적지 홍보를 위하여 영월군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바꾼 것이나 옛 대가야의 명성을 찾기 위해 고령읍을 ‘대가야면’으로 바꾼 것, 우리나라 지형그림의 호랑이 꼬리로 유명한 포항의 대보면을 ‘호미곶면’으로 바꾼 것 등이 좋은 예이다.

지역의 명칭을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고치는 것은 매우 역동적이며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지금 쓰고 있는 행정구역명은 일제시대인 1914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지역 특성과는 전혀 무관한 행정편의식 명칭이었다.

군청 소재지를 중심으로 서쪽에 있다고 ‘서면’ 남쪽에 있다고 ‘남면‘ 북쪽에 있다고 ’북면‘ 으로 명명하였는데 얼핏 보면 방위적 개념이라 괜찮은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별 의미없는 숫자적 개념이다.

요즘같이 신도시가 많이 생겨나는 시대에 만약 군 행정 소재지가 바뀐다면 남쪽이 북쪽이 될 수도 있고 서쪽이 동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위적 개념의 명칭은 합당하다고 볼수 없다.

필자는 예전부터 읍,면의 명칭에 대해 지역 특성에 맞도록 고치면 안될까를 생각해 왔다. 울진군내의 읍면 명칭은 그나마 남쪽은 ‘기성면(箕城面). ‘평해읍(平海邑) . 온정면(溫井面). ‘후포면(厚浦面)’으로 지어져 나름대로 지역의 특성이 살려져있다. 그런데 북쪽 지역은 차례의 개념인 동,서,남,북 으로 명명되어 지역 특색이 완전 무시되어있다. 당시 일제의 조선 문화 말살 정책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개념없는 어떤 공직자의 무소신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좌우간 당시 담당 공직자가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였다면 이런 명칭은 사용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울진군도 ‘울진의 특산물인 ’금강송‘과 울진군화인 ’매화‘를 홍보하기 위해 명칭을 바꾼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명칭변경은 가볍게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이런 맥락에서 원남, 서면만 명칭을 바꿀것이 아니라 내친김에 근남면과 북면도 바꾸었으면 좋겠다.

근남면은 성류굴, 망양정, 불영계곡, 주천대, 처진소나무, 격암 남사고 유적지, 구산리 삼층석탑, 천량암 등 울진군 문화 유적지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이다. 북면 또한 12령 보부상길과 보부상들의 출발지인 흥부장이 유명하다. 더구나 흥부장터는 1919년 3.1 만세 운동당시 일제에 항거하여 울진의 만세 운동이 크게 일어났던, 울진인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북면의 어느 선구자께서 북면의 명칭을 ‘흥부면’ 으로 바꾸기를 제안하는 글을 신문에서 보았는데 참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명칭의 선택은 추진위원회와 같은 면민의 대표들이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통하여 결정하면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쟁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이름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흥부면‘도 상당히 의미있는 명칭이고 근남면도 ‘성류면’이나 ‘남사고면’ 왕피천면’과 같은 이름을 생각해 볼만 하다.

2018년쯤이면 36번 국도와 동해중부선 철도가 개통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울진에서도 수도권까지 완전 1일 생활권 내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울진군의 발표와 같이 「생태문화의 도시, 평생건강도시」를 만들어 ‘울진군민 대박’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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