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읍 월변에서 ‘묻지마 폭행’을 말리다 날벼락(?) 맞아 졸지에 전과자가 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주인공은 울진읍 월변 소재 스핑크스라는 호프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민 씨. 지난해 11월23일 새벽 3시20분경 퇴근을 서두르던 김씨는 울진남부초 앞 삼거리 대로변에서 한 여성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듣고 심상치 않다고 판단, 폭행을 말리다 어려움을 당했다.

김종민씨는 동네 사람이 이유없이 폭행당하고, 특히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데도 계속 폭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행을 말리는 자신을 공격하는 가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장파열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결국 경찰조사 결과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고 약식기소돼 지난 5월21일 150만원 벌금을 납부했다.

김종민씨는 경찰서에서 선명하게 CCTV에 찍힌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김씨는 “폭행을 중지시키려고 벌어진 방어적 차원의 다툼에 의해 생긴 것으로, 정당방위가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경찰 조사 결과를 아쉬워했다.

특히 행인에게 무작정 시비를 걸고 출산 50일 밖에 안된 부녀자의 온몸을 마구 때린 '묻지마 폭행'의 가해자에게 단지 200만원 벌금형에 처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씁쓸해 했다.

딸 2명과 늦둥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부모된 입장에서 딸이 눈 앞에서 폭행당하고 있다면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냐”며 역설했다.

김종민씨는 당시 지나가던 택시와 승용차가 구경난 듯 쳐다만 보고 있었고, 피해자가 죽을 힘을 다해 살려달라고 소리질렀는데도 아무도 도우려는 사람이 없었다며 요즘 각박한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김종민씨는 “아내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던 이웃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면 평생 죄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할 텐데, 오히려 좋게 생각하라며 용기를 줬다”고 한다.

 

한편 ‘묻지마 폭행’의 가해자(울산거주, 본적 기성)는 40대 초반의 중년 남성으로, 길가던 30대 중반 한 여성을 마구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피해자는 출산한 지 50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폭행을 당한 여성과 함께 있던 울진에 사는 친구는 처음부터 수차 말렸지만 역부족으로 폭행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가해자는 무작정 따라오면서 시비를 걸고 주먹과 발을 사용해 폭행했다.

울진에서 중학교까지 다닌 피해자는 여자친구 결혼식 전날 피로연차 울진 친구들과 늦게까지 만난 후 속소로 가는 길에 편의점을 들렀다. 피해자는 “밤이라 길도 낮 설게 느껴지던 차에, 노래방 계단을 내려와 따라온 가해자가 갑자기 주먹을 날려 안경이 뿌려지고 한쪽 눈 혈관도 파열됐다. 계속 폭행을 당해 이러다가 죽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마침 인근 가게를 하는 사장이 그 장면을 목격해 살려줬기 망정이지... 반년이 넘게 지났지만 어두워지면 혼자 외출하는 것이 두렵고 꿈까지 꾼다”며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어 “범죄자를 보고 나서 한 생명을 살려준 용감한 사람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다”며, “칼만 들지 않았지... 살인자(가해자를 표현)가 도저히 용서 안돼 아직 합의를 안봤다”고 말했다.

치안의 책임을 민간인에게 떠넘기는 상황과 동행자가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의 출동시간 늦어 진 것은 문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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