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 ‘무산’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사업이 출발부터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소 사업자의 약속불이행에 대해 불신하는 군민들의 격앙된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공청회 신뢰문제’가 불거지며 무산됐다.

한울원전본부(본부장 손병복)는 28일 10시 한울원전 홍보관 대강당에서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오전 11시 25분쯤 공식 무산됐다.

한울원전 측에서는 이상돈 신한울3,4호기 건설준비실장과 김기홍 한울원전 대외협력처장, 용역수행 책임자 3명 등이 답변자로 나와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사업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 지역 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된 9명의 의견진술자들은 신한울원전1,2호기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 미이행과 한울원전3,4호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부실성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공청회 신뢰문제를 제기했다.

장헌견 북발협회장은 “신한울원전1,2호기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에 대한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3,4호기 협의사항에 대한 약속이 이행될 수 있겠느냐”며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시 약속을 책임질 수 있는 한수원 사장, 통상자원부장관, 군수 등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남효선 한울원전 감시위원회 부위원장은 “신한울원전3,4호기 환경영향평가서가 울진 군민의 생존을 담보하는 연구조사임에도 불구하고 비전공자가 기술하는 ‘엉터리’에다 신월성1,2호기 심층취배수 방식(신한울원전1~4호기 채택) 가동에 따른 영향평가에 대한 언급도 없는 등 내용도 부실하다”며 환경평가서 초안의 부실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상황들이 논의되자 주민들로부터는 불만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참석한 주민들은 “막무가내 공청회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왜 울진에만 원자력폭탄을 갖다 놓는가. 울진군민은 더 이상 들러리가 되기 싫다. 우리가 한두 번 속은 것이 아니다. 공청회를 계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자.”등 거칠게 사업자를 성토하며 부실하게 진행되는 공청회에 반발했다.

공청회 연기를 요구하는 주장들이 계속되는 등 이날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공청회의 주재자인 김숭평 교수(조선대 원자력공학과)는 “신한울원전1,2호기 협의사항과 관련해 사업자의 약속불이행에 대한 불신으로 더 이상 공청회 진행이 어렵다”며 “사회자로서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일정을 다시 정하겠다.”고 공청회가 무산됐음을 선언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400여명의 주민들은 한울원전 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과 불신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한편, 지역 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된 의견진술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동조의 박수를 보내며 힘을 보태는 등 토론회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편 한울원전은 이에 따라, 추후 울진군과의 협의를 통해 다시 일정을 정하고 공람 및 공고를 통해 공청회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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