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진 전 군의장의 사건으로 파행을 겪고 있던 울진군의회(의장 임형욱)가 공문서 조작 의혹이 알려져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지난 24일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7회 울진군의회 임시회에서 실시된 ‘제7대 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에서 의장자리를 놓고 재선의원 ↔ 초선의원으로 갈라져 눈꼴사납게 벌인 쌈박질(?) 행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게 한다.

공문서 조작 의혹으로 의회사무과 공무원 4명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는 상태에서도 자숙은 커녕 이를 망각한 채 의장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추태를 보였다.

부적절 처신 비난 속에 있는 울진군의회가, 이에 더해 군의원들이 공무원으로부터 여행경비를 상납받은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7월31일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진군의원들이 해외연수에 앞서 모임을 갖고 관례라며 공무원으로부터 여행경비를 받기로 의견을 모으고, 20여만원이 든 봉투를 각각 받았으며, 이중 몇몇 의원은 카지노에도 출입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진행중인 사건이라 뭐라 말씀드릴게 없다”고 답변했다.

현재 울진군의회의 신용도가 형편없이 밑으로 추락한 상태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울진군의회 존재 자체가 파탄지경에 이른 상황이다.

앞서 울진군의회는 지난 4월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공동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물포럼 참가 등 2건의 출장을 가지 않고 허위로 조작해 출장비를 발생시켜 여행의 공동경비로 충당했다고 한다.

공문서 조작의혹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의원이 누굴까? 개인사정으로 해외연수를 불참한 의원일까. 아니면 재선의원들일까, 초선의원들일까.

검찰은 공무원이 허위 서류를 작성한 배경과 의원들의 압력행사 여부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한다. 이런 가운데 4명의 공무원에 이어 울진군의회 군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도 예정돼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군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나마 모든 군민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던 이세진 전의장은 책임지고 물러났다.

도대체 뭘 하겠다고 허위조작 출장비로 해외연수에 참여한 것인가. 군민을 무시하는 군의회의 횡포와 책임 회피가 도를 넘고 있다.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해외연수는 이세진 전의장을 포함한 의원 7명과 사무과 직원 4명이 5박6일 일정으로 타이베이, 홍콩, 중국 심천 등을 다녀왔다.

특히 연수에 의원 1인당 291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는데, 의원연수를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홍콩과 심천을 경유하는 등 놀고 먹기식의 외유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마카오로 이동해 세나도 광장과 성바오로 성당을 탐방한 것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나도 광장과 성바오로 성당은 모두 마카오의 중심에 있다. 가족여행지로 유명해진 마카오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카지노’였기 때문이다.

실제 울진군에서 공개한 일정표에 따르면 연수 4일차인 4월22일 도시재생위원회 방문과 홍콩 문화탐방(세나도 광장, 성바오로 성당)이 잡혀있다.

아직 지역 사회에서 이들 군의원들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추궁하는 이도 없으니, 이대로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그냥 넘어가고 말아야 하는가. 기껏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하며 고개숙이면 해결되는 문제인가.

소나무 절도사건은 한편으로 보면 이세진 개인의 잘못된 행위에 기인한 사건에 불과하지만 공문서를 위조해 공금을 횡령한 것은 더욱 중차대한 범법행위 임에도 이세진 퇴진을 위해 앞장섰던 범대위에 포함된 49개의 지역사회 단체를 비롯해 모두가 함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견제와 감시라는 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고 오로지 제 밥그릇 챙기기에서 혈안이 된 것이 울진군의회의 현주소다. 군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울진군의회는 군의장 자리를 놓고 서로 ‘지잘났다’고 쌈박질을 했다. 그야말로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고 참담한 군의회의 풍경이다.

소나무 절도사건으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울진이 마치 부정부패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됐다.

누가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이 군의원들의 집단비리 사태에, 또 군의원이란 신분으로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의원들의 낯 두꺼운 오리발 내밀기가 안타깝기만 하다.

소나무 절도사건부터 공문서 조작 의혹사건에다 돈봉투 의혹사건까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울진군의회 의원들의 추문을 지켜보는 군민들로서는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울진군의회가 얼마나 심각한 도덕불감증과 부패에 물들어 있는지 그 끝을 보여주고 있어 씁쓸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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