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

바닷가 작은 마을 깨진 담벼락 아래

아무렇게나 쌓인 돌무더기 속

갓 자란 상추 한포기보며 반성한다

상추만한 혓바닥으로 틈만 나면

힘들어 죽겠다고 말한 것과

고개 숙이면 지는 것이라고

주눅들지 않기 위해 쏟아낸

일그러진 말들에 대해

순응을 거부하는 것이 돌무더기 같은 세상을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상처입지 않기 위해 조합해낸

은유와 비유의 모든 문장들에 대해 반성한다

사는 것에 손사래를 치듯 척박이란 말을 앞세워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부정했나

옅은 바람에도 일렁이며 낮은 곳으로만

푸르게 펼쳐지는 생, 끝내 저렇게 살아내는

상추같은 이들과 이제 막 상추 씨앗으로

세상에 뿌려지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말과 글들

바람이 비벼댄 자리마다 손금처럼 번져가는

잎맥과 잎맥사이 가늠 할 수 없는 넓이를 들여다보며

척박이란 말을 새삼 배운다

낮은 곳에서 흔들리고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는

굳건한 저 긍정의 힘

저작권자 © 울진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