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서 입둔 사람마다 알록달록한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산골은 아직도 땅이 얼어 있는 곳이 많지만 입에서는 “봄!”이라는 말이 개구리 튀어나오듯 튀어나오고 있다.

소광리의 봄은 어떤지 길을 나서 보았다. 계모의 눈살만큼이나 싸늘한 꽃샘추위라 껴입은 옷 때문에 모습이 눈사람같은 형국이다.

불영계곡이 남성적이라면 어머니의 앞치마처럼 푸근한 소광리는 여성적이다. 소광리의 ‘친환경적 숲길’이라는 곳으로 봄을 찾아 들어가 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울이 꽁꽁 얼어 있더니만 오늘 가보니 어서 겨울잠에서 깨어나라는 듯 힘찬 소리를 내며 물이 흐르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어느 산골아낙... 돌다리를 건너는 모습도 개울물을 닮아 활기차다.

한참을 숲길따라 들어가 본다. 새소리의 후렴이 내 길에 동행을 한다.

얼마쯤 들어갔을까?

‘나 아직 겨울이야’라고 말하는 듯 눈을 뒤집어 쓴 얼음이 꽁꽁 얼어 있다.

두꺼운 얼음 사이사이로 봄은 작은 손을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듯하다.

그렇게 겨울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겨울의 긴 터널을 뚫고 나오는 흔적인 듯 언 물이 녹아 작은 폭포를 이루었다.

소광리의 봄은 아직 숲 언저리에서 서성이는듯했다.  

“그대의 봄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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