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면 산골에서는 자주색 돼지감자 캐기에 한창이다.

돼지감자는 가을에도 수확을 하지만 봄에도 캔다.

대부분은 농작물이 서리가 오기 전에 서둘러 수확을 하는데

유독 돼지감자만은 그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지내고 봄에 수확을 해도 얼지 않고 그대로다.

 

동상걸리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이 추운 땅 속에서 얼마나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렸을까 하는 생각에 기특하다.

어둡고 추운 땅속에서 돼지감자는 별을 떠올렸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작은 촛불같은 별..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호미질을 하면서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라는 싯구가 생각났다.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 중에서--

산골의 돼지감자밭까지 내려오는 꿩 한 마리...

돼지감자를 캐는 날들 내내 내 옆에서 떠나질 않았다.

작년에도 이 시기면 어김없이 나타나 가을걷이 때까지 내 옆을 동행하던 꿩 한 마리

너는 겨울을 어찌 지냈느냐고 묻고 또 묻는다.

어쩌면 겨울을 땅 속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돼지감자의 도반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추운 겨울을 이겨냈다는 점과 아주 작은 껍질만 땅에 떨어져도 그 자리에

돼지감자가 주렁주렁 열린다는 점에서도 돼지감자의 약성을 어림잡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생명력이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돼지감자라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 “색깔을 먹는다”며 모든 먹거리에 색깔을 입히고 있다.

보라색 양파, 자주색 감자 등 색깔 있는 먹거리 등이 각광이 받으면서 돼지감자

에게도 역시 자주색을 입혔다.

토종돼지감자보다 훨씬 작지만 아삭한 식감도 좋고 맛도 고소하다.

한입 깨어물면 입안에 보라색 물이 들 것 같다.

봄하면 어떤 색깔이 연상되는가?

대부분은 노랑을 연상하겠지만, 산골의 봄은 이렇듯 보라색으로 온다.

그대의 봄은 어떤 색깔로 오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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