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관리 책임진다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칠레협정, FTA 등 세계자본주의의 파고로 한국의 산업경제가 벼랑으로 떼밀리며 국가적 경쟁력 강화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농수산업 등 일차산업의 경우는 그 영향의 중심에 서 있어 국가적 생존싸움으로 전화되고 있다.

지난 수 년 전부터 지자체 경쟁력의 우위를 선점키 위해 '친환경농업 정착'을 내건 울진군도 국제사회의 각축에서 비켜날 수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특히 자생적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품질인증, 사후관리 문제는 울진군이 선택한 농정정책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과제를 8명의 적은 인원으로 밤을 낮 삼아 일하고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울진출장소(이하 농관원)를 찾아보았다.


   
농관원 울진출장소의 정원은 8명 현재 소장과 1명의 직원이 결원인 상태로 6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중 1명은 휴가 중으로 기자가 찾은 8월30일 사무실에는 5명이 업무에 부산한 모습이다.

FTA 파고 대응하기엔 현장인력 턱없이 부족

농관원의 주요업무는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축산물 안정조사, 농산물 검사,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관리, 농업통계조사 등으로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주민을 동시에 보호하는 업무이다. 지난 1998년에는 농산물통계사무소와 농산물검사소로 나눠서 하던 업무에다 친환경관련 업무까지 추가되어 업무량이 늘어났다.

적은 인원으로 방대 한량의 업무를 소화하다 보니 소장, 팀장 할 것 없이 모두 현장에 투입되어 동분서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울진지역은 친환경농업 면적이 전체경작면적의 17%대로 전국평균 4%대를 훨씬 웃돌고있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업무가 많은 실정이다.

특히 친환경엑스포가 열린 지난해에는 친환경인증 민원이 급증해 경북의 타지역 14개 농관원에서 2주일씩 지원근무를 하였고 울진군청에서 도우미를 지원받을 만큼 업무가 밀리기도 했다.

   
결원2명에 휴가 1명, 기자가 찾은 오전 10시 몹시 바쁜 듯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 직원은 “농관원 업무는 농민과 소비자들과 관련된 중요한 업무들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업무들이다”라며 “농민들이 데모하고 죽기도 하는 것은 농업현실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업무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 직원은 “어려워져 가는 농업현실을 친환경농업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농민들을 도와 자생력 있는 농업을 만들어 가는데 농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라고 설명하며 “수입농축산물의 부정유통을 더욱 철저히 단속하여 우리농민들을 보호하여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업무의 담당자는 겨우 1명뿐이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 민원이 폭증하고 있는데다 이 업무는 상담부터 현장 확인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잔업을 하지 않고는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서류작성에 익숙하지 못한 농민들에게 서류접수에서부터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다.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능렬씨는 “서류가 접수되면 약 6~8만 원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각종 검사 등의 비용까지 2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접수단계에서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상담을 통한 자세한 안내와 합격 가능성 진단까지 하고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 실정에 금전적 낭비를 없애기 위해 철저한 상담을 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농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친환경인증업무를 담당하는 김능렬씨가 인증업무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단1명의 인력으로 밀어닥치는 업무를 감당 해야한다.
친환경 인증까지의 절차를 들어 보았다. 먼저 상담을 통한 인증가능성 진단 후 서류접수 안내를 한 후 농가와 협의하여 심사 일정을 잡고 현장 확인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개인별 면담을 통해 주지해야 할 사항들을 설명하고 검토한다. 이후 포장을 확인하고 주변포장의 오염도 등의 여건을 검토한 후 심사, 검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인증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인증이 확정되면 교육 후 인증서를 발급하게 된다.

울진군에는 1천2백 가구의 친환경농가가 있는데 1명이 관리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행정팀장을 맡고 있는 기세왕씨는 “업무에 비해 인원이 절대 부족한 현실로 친환경업무를 예를 들었지만 이 담당자는 자신의 업무 외에도 추곡수매 때나 농업통계조사 때에 업무지원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라는 말로 직원들의 업무과중을 말했다.

또 기 팀장은 “거의 매일 10시까지 사무실 불이 켜져 있는데 특히 김능렬씨는 야근 전문요원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라며 “야근을 더해야 하나 다음날 업무걱정에 그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농민스스로 우리농업 지키미 되야

지역출신인 김우규 품질유통팀장은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법 수입농산물유통이 근절되어야 한다”라며 “중국산 농산물이 많은데 내국인이 국내종자를 가져다가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해오는 경우가 많아 적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라고 했다.

   
간단한 검사는 농관원울진출장소에서 직접 한다.
김팀장은 “국내산과 같은 종류라 하더라도 유통과정에서의 방부제, 항생제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고 유통절차상 생산에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기간이 길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또 김 팀장은 “수입품 외국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들이 있는데 그 뒤에는 수입품 농산물 전문 브로크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할머니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을 모르는 주민들은 단속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 어려움을 격고 있다.”라며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민 스스로 감시요원이 되어 유통질서 확립에 앞장서는 것이 우리 농업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들의 업무 이야기를 단번에 다 듣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농업 작황 조사를 통한 통계업무, 학교급식 검사지원 및 교육, 원산지 표시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업무혁신으로 기관 우수상 수상

이들은 이렇게 바쁜 업무 중에도 농가가 바쁜 시기에는 찾아가는 민원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정부정책으로 강조하고 있는 업무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각종 문서대장을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제작, 운영해오던 중 농관원에서 주최한 전국 업무개선사례경진대회에서 기관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안은 지금은 안동으로 자리를 옮긴 김연호 팀장이 안을 내고 전 직원이 프로그램개발과 행정자치부 관련규정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질의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업무에 도입해 경비와 시간을 절감하였다.

당시 7월1일자로 영덕출장소로 자리를 옮긴 지역출신 유환재씨가 발표했는데 농림부혁신사례발표회에도 경북지원을 대표해 발표하게 된다고 한다.

   
농관원 울진출장소년 약 20년전에 지어진 건물로 시설이 낙후되고 편의시설이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은 농업지키미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유환재씨는 “울진출장소 전 직원이 한마음이 되어 개발하였으며, 작게는 농관원 경북지원에, 나아가서 전 농관원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전문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아 보강한다면 전 국가 기관에 확대 보급되어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또 유씨는 “시행결과 업무시간 단축과 예산절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으며 이렇게 절약한 시간은 대민 서비스로 이어져 만년하위권 출장소에서 지난 2005년 우수기관으로 선정으로 이어졌다.”라고 자랑했다.

대부분 타지에 가정을 둔 사람들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지만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며 고객 우선의 혁신정신을 가지고 울진군의 농업,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농업을 일선에서 농업 지킴이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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