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생물 원전유입 "꼼짝마"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시원시원하고 화통 하지요!” 원자력발전소내 직장인 다이버동호회 주극중 총무의 말이다.

바다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의 모임, 평범한 취미활동을 위해 모였지만 이제는 지역과 함께하는 동호회로 거듭나고 있는 노틸러스 동호회의 활약상을 들어본다.

노틸러스, 생소한 이름이다. 한 회원이 구 소련의 핵잠수함 이름이라 귀뜸한다.
원자력 발전소에 근무하는 사람들답게 묵직하면서도 핵을 긍적적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표현한 애사심의 발로하는 생각이 들었다.

93년 결성된 노틸러스에는 39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3명의 대기자가 있다.
생명과 연결될 수 있는 다소 위험성이 있는 취미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정식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내에는 약 32개의 동호회가 있지요. 그중 단합이 잘되고 동료애가 깊은 모임은 노틸러스 입니다.” 한회원이 자신있게 말한다.

바다속의 세상은 환상의 경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세계가 펼쳐지지만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 팀웍이 중요시 되다 보니 자연히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이 생겨 동료애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사내 물양장(취수구)이다. 이곳에서 이들은 레져활동을 겸한 정화활동으로 회사를 위한 봉사를 하고 있다. 전복, 조개 등을 마구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를 채취해 어자원보호에 앞장서며 바다속 쓰레기등을 수거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동호인 모임에서 원전안전지키미로

이에 더해 이들의 활동범위는 타 클럽과 달라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발전설비 보호”가 그것이다. 발전소 취수구에 새우때, 멸치때, 해파리때가 몰려와 발전소 가동 마저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럴 땐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들어 해결사로 나선다.

회사입장에서도 원전의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 꼭 필요한 동호회로 인정받고 있다.
“1996년 엄청난 양의 해파리때가 몰려 원전가동이 중단 되었을 때 방파제에 텐트를 치고 8일간 숙식을 하며 교대로 투입되어 목숨을 걸고 해파리와 전쟁을 치른 일은 사내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지요” 최성린 회원이 그때를 회상하며 말한다.

현재는 이런한 일들이 위험한 일로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지만 원전 초창기 3~4년간은 이러한 일들이 모두 노틸러스의 몫이었단다.

이들은 단체 활동은 주로 사내 물양장에서 하지만 회원교육차원에서 지역의 나곡수중과 자매를 맺고 년2회 정도 난파선 등 지역의 바다에서 다이빙을 즐기며 각종 봉사활동으로 지역민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지역의 타 클럽에도 소속되어 활동하지만 “자신들의 이미지가 회사이미지로 이어진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지역민과 함께하고자 지역의 어장에서 불가사리 체취, 미역체취 일손 거들기 등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로 봉사활동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다이버들에 대한 어민들의 피해의식이 커 봉사활동마저 조심스럽게 활동하고 있으며 군청이나 어촌계 등에서 지원요청을 해올 때 주로 봉사활동을 임한다.
이들은 봉사활동 시 전복 등 해저자원에는 절대 손대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하며 불가사리와 함께 불가사리가 먹어치운 전복 껍질을 함께 수거해 주민들에게 보여 주는 등 대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결과 이제는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고 한다. 오염도가 심한 항구에서의 쓰레기 수거 등은 즐겁지 못한 다이빙이지만 이들은 이런 조건을 마다하지 않고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우찬(울진원자력본부 기획관리부장)회장은 “회원개인의 심신단련과 건강증진도 중요하지만 향후 지역동호회와 연계한 적극적인 봉사단체로 거듭 날 것이며, 주민과 함께하는 한수원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앞장설 것”이라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노틸러스 회원들은 울진의 바다를 사랑하는, 울진사람이다.

김옥산(57, 노동조합 직할분회장)회원은 “전 울진바다가 좋아서 울진으로 지원해서 왔습니다” “전 퇴직해서도 울진바다와 함께 살 생각입니다.”라며 울진의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전했다.

퇴직을 몇 년 앞둔 김씨는 “나처럼 퇴직기에 접어든 사람들과 함께 전원주택단지를 개발해 울진에 정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울진에 정이 흠뻑 들어있음을 밝혔다.

회원들은 “울진을 전국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82년 울진에 왔다” “내가 제일 오래산 곳이 울진이다” “이젠 고향이 울진보다 더 서먹서먹하다” “울진을 떠나고 싶지않다”라고 말하는 노틸러스 회원들은 울진의 푸른 바다를 사랑하는 우리의 이웃으로 자리한 또 한 분야의 자랑스런 울진인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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