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고향 집착증'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주호영 특임장관을 1월28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8층에 위치한 특임장관실에서 만났다.
주장관은 울진읍 읍남리(토일)출신으로 울진남부초등학교와 울진중학교를 다녔다. 17대 이명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으로 인정받은 후 특임장관에까지 올랐다.
주 장관은 대구 수성을이 지역구이지만 고향 울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 장관을 만나 근황과 울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평소 울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은신 것으로 안다. 군민의 한사람으로 감사드린다. 경인년 새해를 맞아 군민들에게 덕담을 부탁드린다.

- 판사 시절 경북도내 근무를 할 당시 울진군이 다른 지역보다 군세가 발전한 편이었다. 고향 울진이 빼어난 자연환경의 수려함이 보존되고, 청정지역으로 보존되길 희망한다. 인심(人心) 순하고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場)을 군민 모두가 만들어 갔으면 한다.

▶ 불교계의 정치인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독교인인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박근혜 전대표와 더 잘 맞을 것 같은데 이명박 대통령을 돕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 지난 대선 전 한나라당내 경선을 치루면서 이명박 후보 측에서 6~7차례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그쪽에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해 불교계 성향의 의원이 많이 있지만 이명박 후보 쪽에는 그렇지 못해 이명박 후보가 당선 된다면 당(黨)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 정치권내 대표적인 불교계의 마당발로 통하는데, 불교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 어린 시절 월변으로 이사를 갔는데 집 바로 근처에 동림사가 있었다. 절 마당이 놀이터였고 스님들로부터 반야심경을 배웠다. 무시험 추첨으로 간 능인고(조계종 종립 재단 학교)에 배정되면서 자연스레 불교와 가까워졌다. 1985년 광주보병학교에서 훈련을 마치면서 단체로 수계를 받았는데 법명이 자우(慈宇)이다.

▶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 솔직히 지난해 촛불시위의 여파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제 그림이 제대로 잡혀가는 것 같다. 촛불이 아니였으면 지지율이 더 빨리 올라갔을 것이다.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은 아랍에미레이트로의 원전 수출과 경제 위기 극복 등에 대해 국민들이 인정해 줌에 따라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가 된다. 지지율은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으며,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안주해서도 방심해서도 안 된다.

▶ 지금도 국회의원 신분이지만 국회에 있을 때와 현재 정부에서 장관직을 수행할 때 각종 이슈와 정책들에 대한 마음가짐이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 국회의원 역시 법적으로 국익이 우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지역의 이해관계와 권익에 대해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많이 낼 수밖에 없다면, 특임장관으로서는 특정지역의 편애보다는 전체적인 국익에 대한 고려를 당연히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 만큼 처신하기가 의원보다 훨씬 더 신중하고 어렵다.



▶ 고향 울진하면 가장 기억나는 일이나 추억은?

- 울진에 대해서는 모든 출향인들이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겠지만, 스스로 판단하기에 `고향집착증'이 유난히 강한 것 같다. 부모님이 계시고, 친구들이 있어서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서울에서 생활하면서도 동창회 모임은 1년에 3~4번 정도는 참석하며, 틈나는 대로 부모님도 찾아뵙고 친구도 만날 수 있다.
어릴적 소 먹이러 다니던 일과 시장에 복숭아를 내다 팔던 일이 유난히 기억난다.

▶ 국회에는 우리지역구인 강석호 의원이외에도 친박계의 주성영 의원도 있다. 친이와 친박계의 대표적인 활동을 해서 고향민들은 뿌듯한 마음도 있지만 두 의원이 울진을 위한 의사소통 등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 주성영 의원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관계다. 주성영의원 역시 울진출신으로 고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울진문제로 종종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강석호 의원과 힘을 합하고 있다. 강석호 의원과는 의원사무실이 붙어 있다.

▶ 장기적인 울진발전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 지난해 개최된 친환경엑스포도 좋은 방향인 것 같다. 지금 당장이나 몇 년 후보다는 20~30년 후의 울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으면 좋겠다.
지역 지도자 역시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이것에 조금, 저것에 조금 하는 방법으로서는 발전이 어렵지 않겠나?

▶ 36번 국도의 진행상황에 대해 여전히 군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 7번국도가 아직 극히 일부 구간이 미개통인 상황이긴 하지만 완공되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국회의원으로서 이와 관련한 대정부 질문을 했다. 그리고 7번 국도상의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절박성에 대한 호소가 부족하다고 질책과 비판을 하기도 했다.
올해 36번 국도와 관련해 1,100억원의 예산이 세워져 있다. 이명박 정부내 완공된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7번국도와 같은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빨리 완공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꾸준히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 지역의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 울진사람들은 우수하고 재주 부리는 사람 없이 우직하다. 성격이 이렇다보니 조직에서 자기를 알리는 게 소홀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적극적으로 자기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한편 울진이 외진 곳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에서 늦게 출발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 주제에 이정도까지만 하지'라는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로 임했으면 한다.



▶ 장관님의 좌우명과 공직자로서의 가치관은

- 좌우명은 `戒盈勞謙(계영노겸)'이다. 이 말은 `가득 차서 넘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 땀 흘려 열심히 일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스스로를 낮추면서 겸손해야 한다'는 뜻으로 불교적 가치관이다.
또한 <벽암록>을 쓴 원오스님에게 그의 스승 법연(法演) 스님께서 주었다는 가르침인 법연사계(法演四戒) 중 `세불가사진 복불가수진(勢不可使盡  福不可受盡 : 세력을 다 쓰지 말라 복을 다 받지 말라)'라는 말을 늘 세기고 있다.
그리고 공직은 판사로서 시작했다. 판사가 새겨야 할 것이 균형 감각이다.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상 새기고 있다. 합리적이고 경도되지 않고 사사(私事)롭게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주위로부터 공심(公心)이 많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어도 내편은 없다.(웃음)

▶ 6.2 지방선거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유권자와 출마자 모두에게 당부 드리고 싶다. 지도자를 누구로 뽑느냐는 것은 조직 전체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로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동창과 문중, 즉 혈연과 학연을 벗어나 조직을 누가 이끌고 가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에 대한 선택이어야 한다.
선거 자체가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선거가 끝나고 서로가 앙금이 없어야 한다. 선거가 군민을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

■ 주호영 장관 약력 : 울진남부초(1972), 대구경상중학교(울진중 1년 재학 후 전학, 1975), 대구능인고(1978), 영남대학교 법학과 졸업(1982). 영남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법학박사, 1997). 제24회 사법시험 합격(1982), 육군법무관,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판사, 대구고등법원판사(1996),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장(1997-1998),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2002), 대법원 양형실무위원(2002), 변호사 주호영법률사무소 운영(2003~), 경북도 행정심판위원, 영남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만해사상실천선양회 공동대표, 장애인 기업협회 법률고문. 17·18대 국회의원, 17대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부인 김선희씨와 슬하에 2남을 둠.

한편 주 장관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자문자답(自問自答)형식으로 본인의 여러 가지 사적(私的)인 부분들을 소개했다.

존경하는 인물로는 이순신 장군과 백범 선생이고, 취미는 독서와 바둑 영화감상이다. `삼국지'를 감명 깊게 읽었고 `사운드 오브 뮤직'이 감명 깊게 본 영화. 비오는 날엔 구름 위를 생각하고, 잠이 안올 땐 일어나서 일하다가 다시 잔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스타크래프트를 하기도 하고, 인간을 평가하는 3가지 기준으로는 `신의 겸손 성실'을 꼽았다.

본인 스스로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목욕과 참선'이며, 사랑의 정의에 대해서는 `믿음과 상대에 대한 배려', 정치 철학은 비전과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만일 국익을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친다면 `한다'라고 답변했고, 정치인에게 필요한 능력으로는 `미래예측능력과 리더십'을 꼽았다.

길가다가 만원짜리 한 장을 주었다면 로또복권을 사고, 오늘 하루 밖에 살 수 없다면 `하루살이에게 자문을 청한다'는 재치 있는 답변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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