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8년 군정 마감하는 김용수 군수

지난 8년간 울진군호의 선장 임무를 수행하고 퇴임을 앞둔 김용수 군수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선거에서 쟁점사항이 되기도 했던 친환경농업엑스포를 통해 울진이 간첩침투지역이라는 오지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대한민국 농업의 이정표를 세운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4년 만에 군 예산을 4천억원대로 2배 가까이 확대된 울진군의 살림살이의 규모에서 김군수가 국책사업 등 각종 사업 유치를 위한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김용수 군수는 “지난 8년간 원활하게 군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결집된 힘을 보여준 군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한편 김군수는 언론에 대해서 쓴소리를 했다. “언론인들이 이해관계에 얽혀서는 안된다. 군이(군수가) 옆길로 가고 있다면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언론의 몫이자 역할 아닌가? 출향인들이 지역의 왜곡된 소식을 접하게 하는 것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지역에서 바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8년 간 군정을 이끌어 오신 소회를 말씀하신다면...

"군민들의 협조 덕택으로 순탄하게 군정을 8년 동안 이끌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 한편으론 열심히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임기 동안 울진의 변화를 위해 모두가 화합 단결하여 소외된 울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군민들이 많이 도와줬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군민들의 군정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친환경농업엑스포를 군민의 결집된 힘으로 2회 모두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 이번 선거의 패인이라면?

"오랜 재임기간과 나이에 대한 군민들의 거부반응이 큰 것 같다. 그러나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해주더라. 악성루머와 근거 없는 유언비어들이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것은 옳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것들로 군민들이 저에 대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한평생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군민들과 함께 아픔과 애환을 나누려고 노력했었다.

군민 욕구에 대해 충족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할 따름이다. 군민들의 심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도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 한편으론 마음이 홀가분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했다는 스스로의 자신감이 있기에 선거에서는 졌지만 담담히 받아들이며 당당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남쪽사람이라는 해묵은 지역감정이 들춰지기도 했는데, 지역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이런 모습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 선거로 인한 지역민들간의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은데, 이에 대한 치유책을 말씀하신다면...

"선거가 끝나면 하나가 되어야 하고 선택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보복이라는 말과 패가름한다는 말이 지역에서 많이 들린다는 것은 아직 우리가 성숙이 덜 된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군민이 중요하고 울진군이 중요한 것이다. 서로 용서와 화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아 좀 더 나은 지역사회로의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

군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고 바르게 판단해 철퇴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울진이 '우물 안 개구리'의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식, 정보, 문화 등에 관련하여 활발하게 교류가 있어야 한다. 아직도 여전히 지식이 부족하다. 교류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역의 선배(지도자)들이 자신을 더 낮춰서 울진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충실히 해야 한다.

- 궁극적으로 목표로 했던 울진의 친환경농업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나?

"도의원에 첫 당선되면서 농수산분과위원장을 맡아 국내외를 돌며 농업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많이 연구했는데, 당시 농수산물 개방 등을 고려할 때 한국농업의 경쟁력은 없다고 판단했다. 군수가 되면서 친환경농업을 통해 한국의 농촌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울진이 대한민국 친환경농업의 원산지가 되어보자고 결심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게 됐다. 두 번의 엑스포를 통해 결과적으로 지역 이미지제고와 세계에도 울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농민소득 증대는 두말 할 것도 없다.

친환경농산물을 학교 급식으로 후대에게 공급하고, 나아가 자매결연을 맺은 타 지자체에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면 결국 이 모든 행위가 농가소득으로 이어진다. 친환경에 대한 농심(農心)이 존재하는 한 친환경농산물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의 목표는 궁극적으로는 울진을 친환경지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울진=친환경지역'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키면 그 자체로 관광울진이 된다. 서면지역을 유기농특구로 지정하는 안을 추진중에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그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이다."

- 군정을 수행하시면서 이런 것은 잘했는데, 군민들이 제대로 알아주지 못해 섭섭하거나 아쉽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국책사업을 어렵게 유치했는데 군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면 섭섭했다. 힘이 더 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왜곡되어 알려지니 갑갑하기도 했다. 군민들을 설득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도 있었다.

6만 군민들 각자의 요구에 대한 최대공약수를 찾는 것이 군수의 몫이다. 어려웠다. 선거를 치르면서 '상납을 받았다' '부정을 저질렀다'는 악성루머는 근거없는 비방이었다. 그런 일은 애시 당초 불가능하다. 상처도 상처지만 그런 현실이 씁쓰레했다. 공무원 인사에 있어 누구의 청탁이나 부탁을 받지 않았고, 공사업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대승적 견지에서 군의 발전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어야 한다."

- 국책사업 유치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미뤄 짐작되는데...

"국책사업을 유치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철저한 인맥관리이다. 중앙부처 공무원 중에는 울진출신이 적다.

그렇다보니 도의원 시절부터 오랜 기간 동안 맺어온 인맥들, 특히 정치적 인맥을 동원했다. 그들을 통해 각 부처의 실무 간부공무원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들이 나이에 비해 열정이 많다며 감읍(感泣)하고 그랬다.

이외에도 고등학교와 대학교, ROTC 등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다 동원했다. 여러 국책사업들을 울진으로 유치하면서 힘도 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즐거웠다."

- 서로간의 견해가 뚜렷이 드러나는 각종 현안사업에 대한 결정의 기준은 무엇이었나?

"울진의 먼 장래를 고려해 어떤 것이 과연 후대들이 지역에서 생활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인가에 대해 우선순위를 뒀다.

사익(私益)에 사로잡힌 사람들로부터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보니 나에 대해 비난하고 적대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군수직에 연연하지 않고 때론 고집을 부렸다."

- 임광원 당선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떠나는 사람이 가타부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군정발전을 더욱 빨리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잘 할 것으로 믿는다."

- 울진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하신다면...

"조언이라기 보다는 재임하면서 설정한 울진군의 4가지 성장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고 싶다.

 먼저 친환경농업의 안정적인 정착이다. 둘째는 지역발전은 결국 인재양성이다. 그런 맥락에서 빌리지스쿨의 중학교 확대 등으로 유출되는 우수한 인재들을 붙잡아 지역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셋째 원자력발전소를 활용한 에너지클러스터화다. 제2원자력연구원의 유치 등 에너지를 활용한 지역발전 도모가 주 내용이다.

끝으로 해양과학중심도시로서의 기반조성이다. 해양과학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해저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군이 해양도시로서의 성장 기반을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선점하여 서서히 굳혀가고 있다. 해양을 제대로 개발하면 그것 자체가 관광자원화 되는 것이다.

해양도시는 분명히 매력있다. 세계화시대에 맞게 우리 군도 큰 꿈을 꿔야 한다. 차곡차곡 밟아가야 한다. 울진은 분명 희망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해양교육체험관 유치를 마무리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 향후 거취에 대해 궁금해 하는 군민들이 많다.

"앞으로 정치는 손 떼고 여생을 재밌게 살고 싶다. 스스로 돌이켜보니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았다. 부잣집의 아들에서 몰락하여 판장에서 리어카도 끌어보고 중매인 등 다양한 직업들을 가졌었다. 수산가공업 현장으로 복귀해 제2인생을 재밌고 의미 있게 열심히 살기 위해 구상중이다. 의욕도 강하고 수산가공업에서는 자신 있다."

-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군민 화합을 저해하는 잘못된 선거 행태가 고쳐지기를 바란다. 희생자는 나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8번 선거에서 이번 선거에서 처음 졌다. 내가 소문대로 도적질이나 하고 부정이나 저질렀다면 7번을 당선될 수 있었겠는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펼침에 있어 지엽적으로 보지 말고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보는 안목을 기르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아울러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지역의 언론인들이 정론직필에 힘 써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청년들이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사고의 전환과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로 나설 사람들은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즐거움과 아픔, 어려움 등을 같이 나누며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군민들에게 고마움 가지고 떠난다. 죽을 때까지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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