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사람은 구름만 쳐다보지만, 성숙한 사람은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바라본다는 좋은 글귀가 연상되게 하는 한 봉사단체의 현장을 찾아보았다. 마음과 몸이 얼어붙어 있는 차가운 늦가을 바람에도 우리들의 가난한 이웃 청소년 가정을 위해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집수리에 여념이 없는 울진목우회의 현장은 활기차다.

익히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만큼 울진에서 으뜸가는 봉사단체로써의 면모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울진목우회(회장 박용희)는 ‘화합, 친목, 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10년을 넘게 독거노인들을 비롯한 소년소녀가장들의 안식처를 마련해 주면서 회의 슬로건대로 그 명분을 잘 지켜왔다.

그동안 수많은 봉사 활동을 전개해오면서 올해는 예년과 달리 봉사활동의 방향을 바꾸었다. 나이 많으신 독거노인들 위주로 봉사를 해 오다보니 노인들의 수명이 바로 다하는 탓에 알뜰히 꾸며 놓은 집들이 폐가가 되어버린다는 이유다. 그 안타까움에 올해부터는 열악한 청소년들의 가정. 한창 꿈을 키우며 자라나는 학생들이 부유한 친구들에게 굴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게 하기위해 소년소녀가장들의 보금자리를 꾸며주는 일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올해는 회원들 각 개인의 시간들이 여의치 않아 사소한 작은 일들만 봉사를 해오다 보니 그 아쉬움을 이기지 못해 어둠 속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을 찾기 위해 울진중학교에 의뢰 하여 일곱 집을 추천받았다. 그중 한 집을 선택해 올해의 마무리 봉사에 획을 그었다.

이번 가정은 부모가 사업에 실패하여 집과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국가유공자인 할아버지가 받는 약간의 연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딱한 처지의 가정을 찾았다. 소득이 거의 없는 관계로 아직도 주워 모은 나무들로 방구들에 군불을 때고 책상하나 없이 두 자매는 방바닥에 배를 깔고 공부하고 있었다고.

집을 담보로 잡고 있는 서울에 거주하는 모 사장은 딱한 사정을 고려해, 쓰러져가는 집 인만큼 삼촌의 일품으로 전전긍긍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장기간 그냥 살 수 있도록 선처를 하는 바람에 집수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젠 완성된 보일러 집에서 두 자매는 삼촌과 함께 착하디착하게 살아가면서 커서 남들을 도우며 살아 갈 수 있는 인성을 키우고 있다.

본회 막내 이현화 회원은 “그저 봉사하는 것이 즐겁고 기쁠 뿐”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박회장은 “각자의 생계에 발버둥 치면서 살아가는 와중에도 봉사 시간을 내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한 달에 2만원씩 회비를 거두고 촌에서 비닐하우스를 제거하거나 잔잔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돈이 될 만한 폐품들을 판돈으로 봉사활동에 충당하기도 했다”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러한 모습들을 지켜본 이웃 지인들은 마음만 있지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 새참거리를 사들고 현장을 찾아주어 회원들의 기쁨과 보람을 더욱 크게 하기도 한다고.

목우회는 박용희회장을 비롯하여 노봉락 장주국 장복건 김선용 주중은 노정동 조두만 남상수 정용욱 장덕만 안기철 남중학 장철용 박종수 이현화 16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봉사는 그저 순탄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보다 못한 가정을 돕는다는 것은 당연지사로 여기면서 봉사활동에 일로매진하는 울진목우회 회원들의 가정에도 화목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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