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분재연합회 김병태 회장

분재 물 주는 시간 지키려 외출도 삼가
80% 자연미와 20% 인공미가 황금비율
회원 소유 분재중 수천만원 호가하는 것도

성류문화제와 송이축제가 같이 진행되면서 지역민들이 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역민들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간다는 취지에서 좋은 방향이라는 평이다.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첫 관문인 엑스포공원 광장, 봉평리신라비서예공모전 입상작과 맞닿아 있는 얼핏 보기에도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분재 전시는 축제 기간 동안 전시되는 다양한 부스 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다른 전시 공간이 해질녘이면 문을 닫음에도 불구하고 3일 동안 늦은 시간까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해 호평을 받았다.

 

 

김병태(65세, 울진읍 고성리 / 사진 위) 울진군분재연합회장으로부터 분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병태 회장은 무엇보다 분재에 대해 "자식보다 손길이 더 많이 가는 가꾸는 사람의 시간과 정성이 담겨 있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처음의 다소 어설픈 모습을 사진 촬영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회원 18명이 손수 가꾸고 있는 50여점을 선보였다. 이중 한국분재협회에 소속된 위원 7명으로 심사단을 구성해 회원들의 작품들에 대해 품평하며, 대상과 최우수상 등을 선정해 분재에 대한 회원들의 열정을 나눴다.

김 회장 스스로도 집에서 50여점을 키우고 있으며, 취미로 시작한 것이 30년 넘게 생활화됐다고 했다.

 

분재전시회 (제10회 울진금강송 송이축제)

 

많은 회원들이 취미로 시작하다가 그 매력에 빠져 점점 전문적 지식들을 쌓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재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매일 물을 주어야 하고 물주기가 어렵다보니 쉽게 집을 비울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그럴 때는 회원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단단히 부탁을 해야 한다고.

분재 화분의 흙이 대부분 마사토 성분이어서 물이 흠뻑 스며들어 흘러 나가도록 줘야 하기 때문에 물주는 데에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분재는 자연의 미가 80% 정도, 인공미가 20%가 가미돼 자연스러움이 우러나는 고졸미(고태미)가 있어야 좋은 분재라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회의 대상작인 최동용 회원이 출품한 소나무는 심사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인공이 너무 가미되면 점수가 떨어지고 그 가치가 반감된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회원들이 분재를 애지중지하다보니 때로는 가지하나 자르는 것도 힘겨워 할 정도로 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제10회 울진금강송 송이축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최동용회원의 작품 '소나무'

 

회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분재의 가치를 환산하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김병태 회장은 "연합회 차원에서 정기적 모임을 갖고 견학을 통해 배우고 서로간의 지식을 공유하며 분재 기술을 익혀 나가고 있다"고 했다.

수형을 잡기 위해 철사줄을 매는 것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해야 나무가 상하지 않고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 역시 지금까지 많은 나무들을 고사(枯死)시키며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울진군분재협회는 지역의 대표 수종인 울진금강송의 실생목을 이용해 분재목이나 미니정원수로 키우기 위해 현재 작업 중에 있어, 분재로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을 향후 전시회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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