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울진의 봄 바다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최근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울진 바닷가에서 미역 채취가 시작됐다. 지난겨울 혹한을 이기고 자라난 햇미역의 고운 자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절이다.

경상도와 강원도가 공존하는 마을이 있다. 바다로 가는 폭 5~10m 길이의 마을 안길을 경계로 북쪽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월천2리, 남쪽은 경북 울진군 북면 나곡6리인 고포마을이다.

작은 어촌인 고포마을은 40여가구 남짓한 주민들이 마을 앞 바다에서 건져올리는 미역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청정해역에서 거친 파도와 빠른 조류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뿌리를 내린 울진산 돌미역은 품질이 뛰어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고포마을 앞바다는 동해안에서 조류가 가장 빠르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다보니 햇빛이 물 속까지 비쳐 양질의 돌미역이 자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다.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돼 궁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명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잎이 두껍고 맛이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명품 고포미역은 옥소성분이 다량 함유돼 지혈작용에도 효과가 있어 타 지역의 미역 값 보다 2~3배 이상 비싼 고포의 특산물이자 지역의 주 소득원이다.

고포미역은 일반 미역보다 오래 끓여야 국물이 사골처럼 뽀얗게 우러난다. 국을 끓이면 푸른빛이 되살아나고 부드러운데다 향기롭다.

다른 미역은 줄기나 윗부분을 잘라내기도 하지만 고포미역은 잘라내지 않아도 될 만큼 부드럽다.

이른 아침 소나무가지를 5m 길이의 장대에 묶은 전통 미역채취 도구인 조태로 허리까지 올라오는 고무장화로 무장한 마을 주민들이 거친 파도속에서 미역을 건져올리는 광경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한편 지난해 늦가을 바위를 닦고 겨울에 씨를 뿌린 고포미역은 울진읍 읍남3리 공세어촌계가 첫 채취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5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기사제공 울진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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