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발협, 무효확인 소송 등 법적처분 불사
비대위, 과도기적 역할 통한 조속한 새 집행부 구성 필요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임원식, 이하 비대위)가 과도기적 역할 통한 조속한 새 집행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죽변면발전협의회(이하 죽발협) 현 집행부도 총회 무효확인소송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도 묻겠다고 공언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현 집행부의 공식입장(지난 4월20일 발표된 성명서)이 나오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체 풀리지 않고 세대 간 갈등의 골은 깊어져 자칫 장기전 양상으로 흐를 조짐마저 보인다.

지난 24일 오전 죽변면발전협의회 임시총회가 죽변면주민복지센터 ‘해심원’ 강당에서 15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정관개정, 임원선출 등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안건 심의에 앞서 진행된 임시총회에 따른 경과보고와 진상조사보고 내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비대위는 기존의 사태수습을 책임져야 할 책임자들이 인수에 성실히 응하지 않고 오히려 인수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죽발협이 새로운 집행부 구성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죽발협 역시 지난 3월27일 총회의 절차상 하자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비대위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며 정면충돌했다.

도경자 비대위 진상조사단 단장은 죽발협(해심원)현안 관련 진상조사결과, △경북도지사는 공익법인 승인관청으로 사업, 회계감독 책임.공익설립법인에 관한 법률 제16조,17조 감사업무 미이행, △울진군수는 해심원 허가관청장으로서 민간자본보조 예산지원 136억에 대한 감사책임방임과 준공 10개월 경과토록 정산지시공문 미조치, △한울본부장은 자본보조 8억지원과 부지 매입을 위한 편법지원, △죽발협 임원감사는 임원의 집행에 대한 공동연대책임과 직무유기, 사문서위조건(회의록위조), 간판사업집행 부정 의혹, 각종 중요서류 은폐 및 문서폐기, △군의원은 죽발협사태에 대해 군정의 감시자로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직무유기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또 도경자 단장은 해심원신축 공사대금 미지급금 등에 대해, 1)주차장및 추가공사대금 약 6억원과, 2)인테리어공사 2억, 3)회의록을 위조한 사문서위조, 4)식당 매점 입찰과정에 불법낙찰의혹, 5)운동기구 납품 미지급금 2400만원, 6)컨설턴터 용역회사 1600만원 미지급, 7)물품대금 280여만원 미지급, 8)20억자본 보조간판사업의 집행 과정에서 죽발협의 편파 불법집행 의혹 등을 제기했다.

죽발협 관계자들은 이번 임시총회와 관련해 지역의 기관단체장에게 우편공지를 하지 않은 의도와 총회의 진행절차 및 안건통과 절차상 하자를 제기하는 한편 임시총회 자체를 부정하는 등 비대위와 격하게 충돌했다.


주민들은 “합의점을 도출한 후 다시 회의를 진행하라, 안정을 위해 새로운 위원들을 선출해라, 136억의 사단법인을 이끌어가려면 전문적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등을 지적하는 한편 “정관 개정은 후임 임원진에게 맡겨야한다. 비대위를 인정 못하겠다. 일방적이고 무대뽀식 밀어붙이기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빨갱이 짓”이라고 비난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하게 충돌했다.비대위 측은 과도기적 역할을 통한 조속한 새로운 집행부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반대자들을 설득하며 총회를 강행했다. 그러자 일부 주민들은 총회내내 비대위 결성의 절차적 문제 등을 재차 분명히 하면서 안건마다 충돌하며 비대위를 압박하고 나섰다.

죽발협 황금식 이사는 “죽변지역의 일부 사회단체장에게 임시총회 개최 사실을 고의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 아니냐”고 따지며 “우리 집행부는 모두 사퇴하기로 약속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또 지역 군의원 주관하에 중재를 위한 회의를 무시하는 등의 행태를 보인 비대위에 대해 격분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 전석재 간사는 “임시총회 개최를 위해 비대위원 등 130여개소에 발송했는데, 일부 중복된 부분 등으로 누락된 것 같다”며 다소 운영이 미숙했던 점에 양해를 구했다.

비대위 정통성 논란이 거세지자 임원식 비대위원장은 “과도기적 역할을 통한 새로운 집행부를 조속하게 구성할 필요 때문에 욕을 먹을 각오로 이 자리를 맡았다”며 “총회를 위한 성원이 충족됐으므로 회의를 속개하겠다”며 안건 의결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미리 배부된 장관개정(안)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일부 조항에 대한 자구 수정 등을 수용하면서 개정안을 의결했다. 또 임원선출과 관련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가결했다. 한편 비대위는 임원선출 등을 향후 20일 이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죽변면 어디로…‘중재자 역할 부각’

비대위와 죽발협의 대치는 뾰족한 해법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 치 양보 없는 벼랑 끝 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마치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마주 보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와 같은 치킨게임도 불사할 태세다.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비대위의 입장도 확고하고, 죽발협은 비대위의 일방적 움직임에 실망감과 분노도 더 커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비대위가 임시총회를 갖고 정관개정과 새 임원진 구성 동의안을 가결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지만, 죽발협이 절차를 무시한 비대위의 총회 관련 법적 정당성 문제는 물론 임시총회를 통해 가결된 정관개정안과 향후 진행되는 임원선출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향후 추진과정이 또다시 심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돈다.

앞서 죽발협 측은 성명서(20일자)에서 김창오 군의원이 의장을 맡는 임시총회(운영위원회)를 열어 차기 집행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지역사회에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시도를 수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차기 집행부가 구성되면 인수인계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결국 죽변면발전협의회 정상화를 목적으로 탄생된 비대위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는 한 새로운 집행부 결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다보니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정면충돌 양상을 빚고 있는 비대위와 죽발협 간 중재자의 필요성과 역할이 더욱 커지고 중요하게 됐다. 최대한 공정성과 균형을 갖는 지역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사회 갈등을 봉합하는데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

또 지난 4월12일 김창오 의원의 중재하에 죽발협 임원진과 비대위 위원들, 죽변의 기관단체장들이 만나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던 회의가 비대위 측의 불참으로 반쪽짜리(?)가 됐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힘과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치킨게임(chicken game)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의 이름이었다. 이 게임은 한밤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의 차를 전속력으로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이다. 핸들을 먼저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몰려 겁쟁이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어느 한 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게임에서는 둘 다 승자가 되겠지만, 결국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즉, 어느 한 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는 게임이 바로 치킨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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