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남면 출신 이금산씨

근남면 산포리 출신으로 전국 콩나물업계를 무대로 360개 콩나물업체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콩원자재 유통 1위 업체를 지휘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울진인 이금산. 콩사나이 이금산씨를 만나 그의 좌절과 성공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금산씨는 74년 겨울, 공부가 하기 싫어 아버지 몰래 백원권 한 다발을 들고 독수리표 카세트를 팔러온 아저씨를 따라 무작정 상경하면서 고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7개국에서 콩을 수입해서 파는 콩수입상이면서 2000년도에 「참숯 콩나물 재배 특허」를 취득한 대형 콩나물회사 "다정원"의 사장님이 되었다. 일찍 객지생활을 시작하여 많은 고생을 한 이금산씨는 여러차례 좌절을 경험하고, 가까운 영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누님댁에서 일을 거들다 콩나물 납품하는 할아버지와 인연이 되어 장사를 시작했다.

갖은 고생 끝에 콩나물과 마주한 이금산씨는 콩나물공장에 인생을 걸기로 하고 영해에서 공장을 차렸으나 수질관계로 실패를 하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장소를 옮겨 다시 도전해 콩나물재배에 성공하자 천하를 얻은 듯 했으나 막상 영해시장에는 수십년을 거래해온 콩나물대상이 버티고 있었던 것.

다 자라도 팔 곳이 없었기에 다자란 콩나물을 시루째 썩혀 버리기를 수백번... 하지만 이금산씨는 새벽 2시부터 콩나물공장으로 나가 물을 주고난 후 영해시장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콩나물을 담아놓는 대야의 물을 매일 새벽마다 새것으로 갈아 놓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끝내 상인들이 마음을 사로잡기에 이른다.

드디어 영해시장에서 팔리는 모든 콩나물이 이금산의 공장에서 나가게 된 것이다.

이맘때 이금산의 콩나물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지금의 부인과 결혼식이 예정된 시간, 와야 할 신랑이 오지 않아 찾아나섰더니 말끔하게 예복을 차려입은 신랑이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고 있더라나...

많은 돈을 쥐었던 이금산도 한 때 다단계판매의 유혹에 빠져 전재산을 날리기도 했으나 특유의 오뚜기 정신으로 남아있던 전재산 3백만원으로 다시 콩나물장사를 시작해 오늘과 같은 대상으로 재기하였으니, 그의 인생역정을 듣노라면 말 그대로 도끼자루가 썩어도 모를 정도.

지금 이금산은 `동원식품'이라는 콩 유통업체와 항아리 2만개 규모의 `다정원'이라는 콩나물 공장을 경영하고 있는데, 두 회사에 종사하는 직원이 25명에 달하는가 하면 회사소유 차량만 해도 18대나 돼, 이제는 어엿한 중견 경영인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더 이상 실패가 두렵지 않으며 삼성그룹과 같은 큰기업을 경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이금산씨는 "나의 야망 때문에 가족이 고생을 많이 해 미안하다"며 자식들에게 부모 의지할 생각말고 자수성가할 것을 가르친다고. 한편 음성 꽃동네 원정수녀님의 주선으로 소녀가장 세자매를 수양딸로 받아들여 돌보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 울진촌놈이 미꾸라지 용되었다고 말하면, 전 기죽기 싫어 난 처음부터 바닷가에서 산 고래다"라고 큰소리 친다는 이금산씨는 울진군 근남면하고도 거문게 사나이가 틀림없었다. 자랑할게 없다고 처음부터 극구 취재를 말리며 겸손해하는 이금산씨의 모습이 같은 울진인으로서 더없이 자랑스러워 보였다.
저작권자 © 울진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