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년 세월 변함없이 유도를 사랑하는 이유

10년세월 변함없이 한결같이 유도를 사랑하고 후포고 유도부를 지원해온 울진군 유도협회장 김정광(44세)씨를 만나보았다.

△ 울진군 유도팀의 도민체전 7연패를 축하드린다. 유도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 후포중 1년때다. 김정욱씨가 백사장에서 처음 유도를 보급했다. 그러던 중 유도학교출신 채영길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정식유도를 배우기 시작해 후포중학교 2학년때는 무제한급만으로 치뤄지던 춘계 전국유도대회에서 당시 우승후보로 꼽히던 대구 계성중학교를 7:0 으로 꺾는 등 승승장구해 단체전우승을 거둠으로서 후포에 유도붐이 조성됐다. 이후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채영길 선생님이 떠나며 3년 정도 명맥을 유지하다 시들해졌다.

△ 언제 유도가 다시 부활하게 되었나?
▲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고인이 되신 계병초선배님과 이용만관장, 그리고 직전회장 이재길씨등 유도인들이 지역의 결손가정의 자녀들이 불량청소년으로 타락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운동의 길을 열어 선도하고, 대학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뜻으로 계병초선배의 땅에 체육관을 지어 무료강습을 시작했다. 이후 이재민 선수가 고등학교 1학년으로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유도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 유도협회의 재정이 열악해 많은 재원을 회장이 감당한다고 들었다. 협회의 재정상태는 어떠한가?
▲ 전국의 군단위 면소재지 학교로는 후포고가 유일하게 유도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단위 학교에서는 선수의 부담이 50∼70만원 정도라고 듣고 있으나 후포에서 이만한 돈을 부담하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연간 7천6백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그나마 3년 전부터 울진군에서 지원되는 돈이 조금 늘어나 2천만원정도 지원되고 있으며 교육청에서 학교로 지원되는 돈이 조금 있고, 이사 32명이 이사비를 내고 있지만 자금 수급이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본인이 10여년째 사비로 경비를 충당하는 편이다. 1년에 도 단위 대회 5회, 전국대회 5회 정도를 참가하고 있으며, 3회 정도의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런 출장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 개인적인 어려움도 클 것 같은데...
▲ 수입의 상당 부분을 유도부에 지출하다 보니 정작 집에는 생활비를 넉넉하게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후배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 짐을 나누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0년간 사재로 꾸준히 도와주고 계시는 평해광업소 강득출 소장 같은 분들이 계셔서 큰 위안이 되고 있다.

△ 지역사회에서 보는 눈길은?
▲ 처음에는 깡패를 양성하는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으나 점차 성적도 좋아지고 진학생도 늘어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고 있다. 이제는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 그렇게 어려운 환경속에서 후포고 유도부를 지원하는 이유와 후배들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 먼저 선배들의 훌륭한 뜻을 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여자부 이현주, 김미영선수 등은 국가 대표급 이상의 실력 있는 선수였지만 뒷바라지가 되지 않아 도중하차했다.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앞으로 운동을 하는 선수들 중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나오는 날까지 뒷바라지를 하고 싶은게 지금의 심정이다. 꼭 운동선수로 나서지 않더라도 유도부를 거쳐나가는 아이들 모두가 자갈밭에 내어놓아도 자립할 수 있는 정신력을 배양해 주고싶다. 지역청소년 선도와 사회적응력을 키워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첫째 목적이지만 사회에 나가서 어렵게 운동한 정신을 되살려 잘 살아주기를 바란다.

원전 반대시 2달 감옥 생활한것이 가장 긴 외출이라는 후포토박이 김정광 회장은 영신식품, 영신수산 대표이며 부인 김진숙씨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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