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약직에 초과근무수당도 없어
산불 끄는동안 내집은 전소, 사명감에 일했지만...

지난 4일 11시 17분경에 불길이 시작되어 213시간 43분이라는 초유의 기록으로 역대 가장 오랜 기간의 산불로 기록되었다.

울진산불의 최전선에는 산불진화의 영웅으로 불리는 특수진화대가 있었다.

울진 국유림 관리소 소속 특수진화대원은 모두 12명으로 불이나면 최전선에 투입된다.

이들은 12kg의 개인배낭에 더해 20kg에 달하는 물호수(13미리, 100미터)를 어깨에 메고 산위로 뛰어올라야 한다. 이번 산불에 이들 대부분 2~3일간 뜬눈으로 현장을 지켰다.

야간에는 헬기가 뜰 수 없고 산악지대에 일반 진화요원들은 위험 하기에 저지선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위해 쉴 틈 없이 일했다.

험준한 최 일선에서 일하다 보니 식사나 간식도 제일 늦게 도착하고 식은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는 등 모든 것이 악조건이다.

이들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1년 단위로 체력테스트를 통해 재계약을 한다. 위험한 산불현장에 무거운 장비를 메고 신속히 이동해야하는 업무특성상 체력이 필수라는 것.

매년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3분의 1정도는 교체된다고 한다.

이렇게 체력을 갖추고 사명감으로 몸 사리지 않으며 산불현장에서 고군분투 하지만 250만 원 정도의 보수에 1년 계약직인 데다 초과근무 수당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처우개선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산불에도 초과근무수당은 없고 대체휴가를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소방관들이 제일 고생하는 줄로만 알고 자신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것에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방대가 민가로 내려오는 불길을 막는다면 특수진화대는 산속으로 직접 들어가 불길을 진압한다.

화성리가 집인 한 대원은 부모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눈앞의 불길이 먼저였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전소되고 말았고, 부모님과 할머니는 임시로 마련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현장이 워낙 위급한 상황이어서 집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입을 옷가지 하나 없어 동네 형님들이 몇 가지 챙겨줘서 경우 살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자신의 집보다 먼저 산불을 꺼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일 했지만 집에 불이 붙기 전 여동생이 물호스로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는 말을 들을 때와 집을 잃은 가족들을 볼 때 고개가 숙여진다는 그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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