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회귀, 굴뚝없는 산업 유치에 총력
주민 통합 장치 마련이 최대 과제로 부상


“군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감동행정을 기조로, 친환경농업 세계박람회를 통한 잘사는 복지농어촌을 건설하겠다”

민선3기 김용수군수가 지난 해 7월 울진호의 키를 잡으며 내건 슬로건이다.

건강한 복지사회구현, 이용과 보전이 조화하는 균형 개발, 쾌적한 환경 조성, 향토문화 창달과 관광 진흥 등을 역점 사업으로 내 건셈이다.

지난 7월1일은 김군수가 취임 1년을 맞이하던 날이다. 김군수는 근래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핵폐기장 문제로 인해 취임 한돌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최근 들어 유치위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들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군수에 대해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핵폐기장에 반대한다는 김군수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그것은 그의 지난 1년간의 군정행보가 대부분 “친환경으로의 회귀”, “굴뚝없는 산업의 유치”를 통한 울진의 미래상 개척에 있었기 때문이다. 2조원에 이르는 지역개발 당근에도 불구하고 “환경울진”을 내세우는 김군수로서는 핵폐기장을 받아들이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

김군수의 1년 군정기간 중 가장 내세울만한 성과라면 2005친환경농엑스포의 국제행사 승인을 획득한 것이라 하겠다. 울진을 국내는 물론 세계 속의 친환경농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그의 희망사항은 일단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경북도에 이어 중앙정부로부터 정식으로 승인을 얻음에 따라 모양세를 갖추게 됐고, 다소 과다한 물량공세라는 비난이 없지 않지만 저독성 농약과 유기질 맞춤비료 등의 무상 공급을 통해 친환경농업 기반구축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습적 농법에 익숙해져있는 농민들의 마인드를 얼마만큼 친환경적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가라는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기초지자체 최초의 국제엑스포를 질적, 양적으로 과연 성공한 축제로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은 남은 2년간의 숙제로 자리할 것 같다.

김군수는 친환경 기조 속에서 굴뚝없는 산업 유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이미 지난 민선2기 시절에 설치가 확정된 한국해양연구원 동해임해연구기지와 연계해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GMSP), 해양생명환경산업지원센터, 체험형 해양과학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총416억원의 예산을 투입, 과학적 어업생산의 모델로 등장할 동해관광형 바다목장 유치에 팔을 걷어 부쳤다. 그런가하면 원자력발전단지라는 울진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력모델 제시와 관광자원화를 위해 풍력 및 태양광발전소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김군수는 국제적인 현황파악과 제휴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 5월 덴마크와 독일을 다녀온바 있다.

김군수는 공약으로 내세운 장애인복지회관과 여성회관을 곧 착공할 예정이다. 또 상대적으로 문화인프라가 열악한 남부지역에 문화회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의 반발 우려 속에서도 자신이 공약한 골프장 건립을 시도할 예정이고, 향토장학재단의 설립도 곧 추진할 예정이다. 김군수는 자신이 내건 공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선2기 군(軍) 장성출신인 신정군수의 카리스마적 군정장악에 위축됐던 공무원사회는 김군수 취임 이후 자율과 창의로 급선회했으며, 마찰이 잦던 군의회와의 관계도 상당히 유기적으로 변모했다는 평이다. 김군수 스스로 공무원에게는 “좀 더 나사를 풀어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고, 3선 도의원 출신으로 의회의 생리를 잘 아는 장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 3년을 남겨둔 김군수에게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지난 여름 울진을 핡퀴고 지나간 태풍 “루사” 피해복구가 지지부진하고, 다량의 공사가 한꺼번에 발주되면서 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데다 일부에서는 부실공사 시비가 일고 있다. 울진발전을 위한 비젼제시도 좋지만 구멍난 안방의 천장 메우는 일에는 너무 소홀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7번국도와 36번국도의 조속한 확포장공사를 약속했지만 7번국도의 추진은 부진하고, 36번의 경우 아직 설계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 환경부의 반대를 받고 있다. 강원도 태백과 북면 덕구를 이을 일명 카지노-온천도로의 추진도 부진할뿐더러 공약으로 내세운 현동-울진간 철도 추진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3월 개원한 지방공사 울진의료원의 적자보전대책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은 김군수의 숙제중에 숙제다. 매년 엄청난 금액의 적자가 예상되는 울진의료원의 경영비 충당 대책과 함께 벌써부터 터져나오고 있는 의료원 부실시공문제, 의료수준에 대한 불안감 해소 등이 군수의 책임으로 넘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핵폐기장문제로 극심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역 민심을 통합할 특단의 대책마련은 김군수의 임기 내 가장 중요한 과제중에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핵폐기장의 유치 유무를 떠나 지역민간에 첨예한 갈등이 벌어졌다는 자체만으로도 김군수에게는 더없는 불행이다. 하지만 이를 무난히 치유하고 군민을 다시 하나로 뭉칠수만 있다면 그는 성공한 군수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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