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대표적 화두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건강이란 단어로 압축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건강과 장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 백화점이나 홈 쇼핑 채널에서 매출 및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는 품목은 단연 건강보조식품 및 건강 관련 제품들이다.

이런 시점에 고향 울진에서 2005년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를 준비한다고 하니 매우 반갑고 환영할 만한 일이며, 지난 6월 23일 정부로부터 국제 행사 승인을 받았다고 하니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는 사업임을 감안할 때 무척 다행스럽다.

타지에서 울진을 이야기 할 때 등이 가려워도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울진이라고 할 정도로 예전엔 오지인 이곳 울진이 세계적인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중학교 시절을 서울서 보낸 경험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는 울진의 이미지를 오래전부터 접할 기회가 많았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처음 만나는 사람이 고향을 물을 때 울진이라고 하면 울진․삼척 무장 공비 사건을 제일 먼저 떠올렸으나, 교통의 발전과 경제 수준의 향상으로 여행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성류굴과 불영계곡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후 울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화제거리가 원자력 발전소와 핵 폐기물 처리장 이였다.

어쩌면 현재 우리 모두가 그리고 있는 울진의 모습은 서면의 멋진 금강송과 웅장한 불영계곡, 동해의 푸른 파도가 아닌 원자력 발전소의 원형 건물과 방사능 경계를 알리는 표식이 아닐까? 이제 우리의 고향 울진을 자연 친화적이면서 여유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그 이미지를 전환시킬 때이다.

친환경 또는 환경 친화적 농업(environmentally friendly agriculture)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기농업, 자연농업, 지속 가능한 농업, 생명농업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농약이나 비료, 호르몬제 등 합성화학제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거나 그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천연 유기자재나 자연자재 등을 사용하는 농업이다.

현재 울진군은 전체 경작 면적의 5.6%인 친환경농 비율을 2005년까지 집중적인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2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올해부터 3년 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을 실천하여 2005년 무농약 재배 인증을 받아 한국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울진은 열악한 농업 기반과 유기농법 기반 조성이 미비한 상태이며, 참여 가능 농가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임을 볼 때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먼저 정확한 친환경농업의 법적 토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친환경 농산물의 신뢰성을 높이고,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01년 1월 개정된 환경농업육성법은

첫째, 친환경 농산물의 도형 또는 문자의 표시방법이 지금까지의 "品"자에서 다른 표시로 바뀌었고,

둘째, 친환경농산물의 종류별 생산 기준을 설정하고(유기 농산물, 전환기 농산물, 무농약, 저농약, 일반 친환경 농산물),

셋째, 인증기관의 지정신청, 지정기준, 인증업무의 범위 및 인증기관의 심사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가 품질 인증기관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넷째, 인증의 신청 및 심사절차, 재심사의 신청 및 재심사 절차, 인증서의 교부 및 인증 유효기간의 연장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다섯째, 인증기관의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 처분,

여섯째, 수수료의 금액 및 그 납부방법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울진의 이미지를 친환경적이고, 생명 존중과 여유와 휴식이 가능한 곳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2005년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고려해야할 몇 가지 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행사는 지력(땅심)을 향상시켜야 하는 만큼 단시간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일이며, 또한 일회성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므로 인내가 요구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할 사업이다.

둘째, 현재 유기농업에 종사하는 농가가 극히 제한적인 만큼 그 생산량도 한계가 있으므로, 유기농가의 집약화와 생산, 가공과 포장을 위한 적절한 투자와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며,

셋째, 대부분의 유기 농산물이 가공단계를 거치지 않은 원재료들이므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가공 상품화의 개발 및 유통체계 개선과 함께 울진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개발 등 실질적인 유기 농산물 생산 농가의 수익 증대를 위한 새로운 모델 제시가 요구되며,

넷째, 지속적인 친환경 농업사업 추진을 위해 유기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과 지식을 갖춘 전문인의 양성과 유기농업을 확대 보급할 수 있는 현장 실무자의 배출이 필요하며,

다섯째,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농산물과 함께 울진 특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청정 동해의 수산자원까지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여 농산물과 수산물 및 그 가공품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2005년 울진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의 계획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며, 사업 착수의 원년인 2003년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사소한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 보다는 울진을 친환경 농업의 세계적인 메카로 만드는 사업에 뜻과 마음을 모으고, 관심과 정성을 다해 행사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할 시기이다.

농업인, 어업인, 출향인이 따로 움직일 수 없으며, 울진 사람 모두가 적극 참여하여 울진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울진군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다.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 교수 고향이 경북 울진이지? 내가 잘 아는 외국인이 이번에 울진에서 개최된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에 다녀왔는데 근남면의 솔밭은 동양의 전통적인 풍경을 그려 놓은 것 같았고, 동해를 바라보는 왕피천에서 분수를 이용한 영화 상영이 너무 인상적이었데, 어떻게 그런 작은 도시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와 천연 자연 환경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고 극찬을 하더라구.” 2005년 여름 휴가가 끝날 쯤 내 고향 울진의 바뀐 모습을 해외로부터 전해 듣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김도완은 울진읍 읍내3리 출신으로 계명대학교에서 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영남대학교에서 식품학 박사를 수료하였다. 경북 영천의 성덕대학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방․바이오 회사인 (주)제이엔헬스존 대표이사와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생물농약과 한약재를 이용한 기능성 식품 관련 특허를 4개 보유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 사업 과제 책임자로 「천연물을 이용한 생물농약과 기능성 강화 식품 개발」을 중점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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