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잘생긴 붉은 해가 울진 앞 바다를 헤치고 부상을 박차며 떠올랐으나 여전히 한반도는 안개에 휩싸인 듯 오리무중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는 대선자금을 둘러싸고 한 데 엉겨붙어 니전투구의 추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회는 민생을 뒷전으로 밀어둔 채 당리당략과 곧 실시될 총선의 향방만 좇고 있다.

청년실업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서민경제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어,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패륜적 절망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건강한 사회를 지탱하는 도덕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갈등과 대립만이 난무하고 있다.

새 날은 밝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위기와 절망만이 가득하다.

울진의 희망- 군민이 나서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헝클어지고 갈라진 마음과 몸을 추스려 다시 일어서야 한다.

IMF로 대변되는 어둠의 긴 공황의 터널도 헤쳐온 우리가 아닌가.

지난 2003년 한 해 울진은 울진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밝힐 중요한 몇 가지의 전략적 틀을 어렵게 마련했다.

2005년울진세계친환경엑스포와 미래 울진농업의 경쟁력을 담보할 유기농업 기반조성사업이 그것이고, 뭍의 관광자원과 바다의 해양자원을 한 데 엮어내는 바다목장화사업이 그것이다.

친환경엑스포의 성공은 이제 화두를 넘어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특히 유기농업의 실질적 변환을 위한 물적 토대 마련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행해야할 필연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엑스포의 성공여부를 놓고 그 성격규명이나 단순 비교 따위를 고민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우선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소극적 자세는 더더욱 안될 말이다.

어렵게 마련한 군민적 공감과 이의 실천의지를 종전처럼 한낱 실적위주의 일회성 헤프닝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으며 만든 울진의 전망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실천해야 한다.

바다목장화사업은 해양연구단지조성과 함께 울진의 미래를 담보할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이의 울진 유치를 위해 군은 심혈을 기울여 왔다.

군민들의 이에 대한 기대 또한 각별하다.

이른바 "해양자원의 보존과 계획적 관리를 통한 울타리없는 해양레져관광타운 건설"은 관광울진의 전략이자 그 자체가 실천적 전술이기 때문이다.

분열과 갈등의 주체가 아니라 동참과 통합의 주인공으로

지난 2003년의 혼란과 갈등은 오랫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해 온 보수와 개혁의 충돌에서 말미암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는 늘 "도전과 응전"이라는 명제로 진행되어 왔다.

보수와 개혁 둘 다 합목적성 합리성과 사회적 도덕성을 함께 아우를 때 비로소 올곧은 사회적 이념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이른바 참여민주주의의 핵은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와 이를 통해 결정된 함의를 실천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잘사는 울진, 복지 울진 건설"은 한낱 구호나 몇 몇의 열정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

자치경쟁력은 군 집행부나 군의회 등 자치기구의 몫만은 아니다.

"알아서 하겠지"와 같은 반자치적 발상으로는 반목과 갈등만 양산할 뿐이다.

반목과 갈등은 결국 자치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자생력 없는 무기력한 사회로 전락시킨다.

울진의 희망은 군민으로 비롯된다.

분열과 갈등의 주체가 아니라 통합과 동참의 주인공으로 나설 때 비로소 울진의 희망은 우리의 것이 된다.

흐트러지고 갈라진 우리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 우리가 펼쳐놓은 울진의 전망을 한 올 한 올 짜올려야 한다.

우리 7만 군민의 지혜와 힘이 하나로 모여 커다란 강줄기를 이룰 때 비로소 갑신년의 희망은 우리의 희망으로 솟아오를 것이다.

2004년 울진의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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