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맹자의 통치철학을 담은 「양혜왕」의 일부분으로 맹자의 정치, 경제, 교육철학이 집약돼 있습니다.

맹자는 난세를 덕치로 다스리기를 바라며 이 글을 썼으나 하지만 그가 꿈꾸었던 인본주의를 바탕에 둔 덕치주의는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새해에는 이 땅 위에 맹자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독자 제위께 이 글을 드립니다.


- 해설 -

오 무 넓이의 집 둘레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세 된 노인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과 돼지와 개 등의 가축을 기름에 그 때를 놓치지 않으면 칠십 세 된 노인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 무 넓이의 밭을 농사짓는데 일 손 바쁠 때를 빼앗지 않으면 여러 식구의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상서에서의 교육을 엄격하게 시행해 효도와 공경의 의미를 거듭해서 가르치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칠십 세 된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일반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헐벗지 않게 하고도 통일된 천하의 왕이 되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풍년에 양식이 넘쳐나서 개와 돼지가 사람이 먹을 양식을 먹는데도 거두어 저장해둘 줄 모르고, 흉년에 양식이 부족해서 길에 굶주려 죽은 시체가 있는데도 창고의 곡식을 풀어 나누어줄 줄 모르다가, 사람이 굶주려 죽게 되면 “나 때문이 아니다. 흉년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한다면, 이것이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칼이 죽였다”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왕이 흉년을 핑계삼지 않으면 천하의 백성들이 왕에게로 모여들 것입니다.

신상구(서예가) - 호 : 초사, 원광대학교 서예과 졸업 / 경북도전 대상, 창암서예대전 대상 / 울진미협 사무국장 / 붓한자리서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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