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한국 경제는 지난 수 십년 동안 높은 성장을 거듭하여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위치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500대 기업 중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12개가 속해 있고, 그 중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에서 경쟁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바라보면서도 내 고향 울진을 떠올려 생각 할 때 안타까운 한숨이 나오는 것은 왜 일까요?

울진은 세계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 잘 사는 지자체일까요?

물론 부(富)가 행복의 원천은 아니지만, 2004년 새해에는 내 고향 울진이 “부유한 울진”으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울진에 뭐가 있느냐?”고. “공장이 있어? 그렇다고 힘이 있어?”

하기야 원자력발전소 외에 생각나는 것은 성류굴, 온천 등 몇 가지 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대로 있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6위의 원유생산국입니다. 그러한 베네수엘라가 우리나라보다 잘 살까요?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먹고 살 것이 없어 도둑들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국가가 많은 돈을 번다고 해서 국민 모두가 잘 사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위스를 한번 볼까요.

스위스는 바다가 없습니다. 북으로는 독일, 서로는 프랑스, 남으로는 이탈리아, 동으로는 오스트리아 등 겹겹이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경상남․북도를 합한 크기의 자그마한 국토를 가진 스위스는 그나마 암반으로 둘러싸인 산과 풀도 나지 않는 불초지를 제외하면 활용가능한 땅은 고작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스위스는 GNP가 4만불 이상이나 되는 부국입니다.

그러나 스위스도 “혈액수출시대”라는 아픈 시절이 있었습니다. 못살 때 다른 나라에 용병으로 자국청년들을 보내서 받은 돈을 알뜰히 모아 산업화를 시작했지요.

그 때부터 정밀기계와 금융산업 등이 발달했으며, 거기에 관광산업까지 발달해 지금은 세계에서 제일가는 나라로 변한 겁니다.

기차역과 우체국 하나까지도 그들만의 아이디어를 발휘해 세계에서 제일 높은 기차역, 알프산 속에 있는 우체국 등으로 만들어냄으로써 많은 돈을 벌어들인 곳이 바로 스위스입니다.

내고향 울진도 충분한 저력이 있다고 필자는 자신합니다.

우리라고 바다목장에 세계에서 유일한 제일 낮은 해저 우체국을 못 만들라는 법이 있습니까? 또 우리라고 친환경농산물의 세계적인 대표 브랜드를 가지지 못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공장을 유치하고 싶으면 우리 공무원들은 지금 즉시 인프라를 만들고, 기업들에 뛰어다니면서 공장을 한번 유치해 봄이 어떨까요?

우리가 가진 게 없다고 스스로 포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제 2004년 1월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1월의 January는 로마의 시작의 신 야누스(Janus)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그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얼굴은 뒤를 바라보고, 한 얼굴은 앞을 바라보는 형상이었답니다.

과거의 실패에 계속 슬퍼하거나 불평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 앞을 바라봅시다!

희망을 가지고 울진의 역량을 결집하여 끊임없이 발전적으로 변화하며 전진합시다.

부유한 울진의 모습이 가까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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