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집, 내 몸에 맞는 집

`집'이란 무엇인가? 인류가 처음 세상에 창조 되면서 부터 살기 위해 입고, 먹고, 자는 생활 중의 하나인 "집''이 존재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오늘날 우리는 각박한 세상을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다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취급 받아왔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생활이 윤택해지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좀 더 편리성과 건강성이 뛰어난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로 접어들면서 건강한 삶을 추구하며 자연과 흙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의 사회현상은 자연소재인 황토, 목재를 이용한 웰빙 개념의 생태건축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생태건축''이란 간단히 설명해서 "우리의 전통기술을 이용하여 구하기 쉬운 자연친화적인 재료로 집을 짓는 것''을 말한다. 웰빙이라는 서구개념의 표현과 딱 맞아 떨어지는 표현이다.
우리 조상들의 주거형태는 옛날부터 자연환경에 철저히 순응하면서 흙, 돌, 나무, 물 등 구하기 쉬운 소재를 재료로 선택하여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건축했다.

이런 우리전통 건축개념 및 방법은 언제부턴가 어긋나기 시작하여 19세기 일제강점기 및 1960년대 근대화 등을 거쳐, 1970년대 전국적인 새마을운동의 여러 사업 중에 주택개량사업의 시기를 맞게 되었다. 이 주택 개량사업의 시기에는 우리의 수 천 년 내려온 고유의 주거형태를 완전히 상실하고, 서양의 철근콘크리트조 건축물을 여과 없이 선호하게 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그 결과 서구화 기술과 건축양식의 산물인 시멘트 건축물은 우리의 전통 집에 비해 편리하고 아름답도록 표현하는 주거생활을 변화시킨 점은 인정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분 및 주거환경의 심각한 공해로 우리의 삶에 중요한 문제점을 만들어냈다.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 잘못된 가옥문화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자연스러운 삶의 터전인 집의 본래 기능이 왜곡되어 밀폐된 개인주의를 낳았으며 빈부(貧富)의 척도를 가늠하는 도구가 되는 가치전도현상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더해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에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 건축자재들에 대한 확실한 정립이 없다는 것이다. KS라는 우수재료로 인정만 받으면 보건.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평가의 규제가 아직까지는 부족한 형편이다.

실 예로 서울시 근교의 신도시에 신축된 고층아파트촌의 병원 가정의학과에는 아토피성 신종 피부질환, 어지럼, 두통, 구토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질병들은 신체에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한 체 여과 없이 사용되고 있는 유해성 건축자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울진지역은 괜찮다''며 웃기는 소리 말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글쎄?  미리 챙기고 걱정하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몫이 아닐까 싶다. 주거환경도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한다. 집은 한번 지어지면 두 세대는 거뜬히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아름다운 강산만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라 아니라, 쾌적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까지도 후세에게 함께 전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같은 정체 모를 서구병에 대하여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 물론 건축자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행정당국이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점차 잊혀져가는 우리네의 전통주거양식인 목조, 흙집을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식 주거행태와 잘 접목하여 새롭게 우리의 것을 회복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럼 우리의 전통가옥인 황토집에 대하여 알아보자. 우리네 황토집은 목재와 흙(황토)이 주재료로 사용된다. 목재는 우리의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가 주로 사용되었고, 흙은 자연친화적인 황토를 주로 사용하였다. 우리의 전통 흙집은 수명이 200년이나 간다고 한다. 잘만 관리하면 아들· 손자대까지 건강한 집을 물려줄 수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집(아파트 등)은 어떠한가.

지은지 30 ~ 40년이면 유행따라 재개발이라는 명분 속에 철거되어지고 만다. 중요한 것은 집의 수명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전통집은 친환경 자연재료를 사용했기에 버려지는 폐기물이 없다. 흙과 나무는 자연히 분해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시멘트의 가공품인 콘크리트는 버리기도 힘들고 처리하는데도 많은 비용과 환경오염이 발생된다.
우리 울진은 하늘이 내린 아름답고 살기좋은 고장이다.

이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키면서, 자연을 사랑하며 순응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과 함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고 싶다.
뒷문을 열면 나지막한 뒷산이 보이고 거실을 나서면 탁 트인 전망에 멀지않은 시야에 앞산이 보인다. 야산엔 이름 모를 들꽃이 즐비하고 키작은 짐승들이 마당에 놀러오는 곳에 조그만 황토집 하나 지어보고 싶다. 작은 텃밭엔 상추랑 고추, 깨 등등 먹거리를 심고 소나무 그늘 아래 개울가에 발 담그고 오래된 벗들과 삼겹살 얹은 상추쌈에 소주 한잔 나눌 수 있는 소박한 나의 집을 가지고 싶지 않은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된 전원 전통 황토 집 생활이야말로 현대에 찌들어 가는 우리의 삶을 재충전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활력을 줄 것이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고 자연을 벗 삼아 행복하게 살아가는 전통황토집 생활을 한번쯤 꿈꾸어 보자. 진정 우리의 자녀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 무엇인지,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냉정히 생각해 보자.

다음호에는 우리 전통황토주택 짓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본다.

                 - 다음 호에  계 속 -

저작권자 © 울진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