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자신을 걱정하기 보다는 업무 분담해준 동료들 걱정 먼저

울진원자력본부 제3발전소 계측제어부에 근무하는 장치중입니다.

우리발전소 전기부에 근무하는 류곤희 과장에 관한 미담하나 소개합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로서 옆에서 보기에도 참 아름다운 사연이기에 몇 자 적습니다.

류곤희 과장은 평소에도 주위의 어려운 일을 보면 지나치는 법이 없는 정이 많은 과묵한 성격의 전형적인 경상도 머스마입니다. 최근에 간경화가 심해 당장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손위 처남의 소식을 접하고는 가족들과 친척들을 설득하여 친척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간이식을 위한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노약자를 제외한 형제자매, 조카 등 모두 받았지만, 조직검사 결과 간이식이 가능한 사람은 류과장과 류과장 부인 단 둘 뿐 이더랍니다. 부인은 이식할 간이 너무 작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류과장이 처남을 위해 간이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병원에 입원하여 대기 중입니다.

헌데, 문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처남의 간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류과장이 줄 수 있는 만큼의 간만으론 부족하다는 군요.
처남이 수술 후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한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긴급으로 한사람을 구하고 있는데 지원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어째든 처남을 위해선 수술을 서둘러야하는 상황이라 지난 4월1일 아침 8시에 이식수술에 들어갔습니다. 긴 수술 끝에 지금은 상태가 회복되어 일반병실로 이동에서 요양 중이고 처남도 긴 잠에서 깨어 주변 사람들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주위의 염려 덕택에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며칠 동안 마음 조였을 당사자들과 가족들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몇 년 전 맹장수술 때가 생각나더군요. 수술이 잡혔는데 소식을 접한 지인들이 부정적인 의료 사고의 예를 들며 큰 병원을 권유했던 일, 그리고 아직 어린 두 딸 얼굴 등등 참 많은 근심과 걱정으로 마음 고생했었는데... 내 몸을 위한 맹장수술도 이럴진대 하물며 내 몸을 열어 가장 중요한 장기인 하나밖에 없는 간을 절개해서 타인을 준다는 것은 더 많은 고민과 번뇌의 소산 이었을 겁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결단은 참으로 대단했고 비록 가족이지만, 자신의 간을 주겠다는 그의 마음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첫 통화에서 류 과장은 자신의 안녕보단 자신의 업무를 동료들에게 미뤘던 일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그런 그 앞에 서있는 내 자신이 정말 한 없이 작고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그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러했고 그런 류과장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고맙다, 감사한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이제 주변에 있는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하루속히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뿐입니다.
이럴 때 주변에서의 격려는 그가 사회에 복귀하였을 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현재 류과장은 회복 속도가 빨라 일반병실(6인실)로 옮겨 치료중이며 2주간 입원치료 후 퇴원하여 간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요양할 예정입니다.(약 2~3개월 소요)

각박한 현 시대에 훈훈한 미담이 아니라 코끝이 찡~하는 미담이었습니다.
물론 내일이 아니라 보고 넘겨 버릴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소개하여 귀감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소개합니다.

울진원자력본부 제3발전소 계측제어부 장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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