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겁다. 요즘 사회 각 계층의 자살이 있었지만 온갖 고난 속에서도 우리사회의 모순과 싸웠던 ‘바보 노무현’의 자살은 국민의 가슴을 망치로 내려치는 충격이다. 마지막까지 도덕성을 지켜내려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러 봉하마을과 서울에 다녀왔다. 이틀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슬픔 속에서 거대한 문화마당을 보고 온 듯 한 진한 감동도 함께 담아왔다.

봉하마을 분향소는 2시간 이상을 기다려 1분도 안되는 짦은 분향 시간이지만 모두들 불평불만 없이 엄숙히 차례를 기다린다. 전국 각지에서 물밀 듯이 밀려오는 직장인, 주부, 가족, 학생, 어린이, 아기, 허리가 90도 휘어진 어르신들과 각자의 임무를 묵묵히 행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이러한 추모행렬의 열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결점을 찾아야 하나? 참으로 난감하다. 국민들의 피로 이룬 민주주의를 다시 과거로 되돌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 아래서, 화해와 용서보다는 대립과 분열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노무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 아래 우리사회는 긍정과 부정이라는 대립이 있었다. 그는 우리사회의 기존 틀을 깨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렀고, 많은 국민들이 그 바보 노무현을 열광적으로 지지를 하여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하나 둘 씩 떠나는 정책을 추구하였고,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이 나야 한다.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졌지만, 결국 그 도덕성을 간직하고 지키기 위해서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 그가 진정성을 지키기 위해 죽고 나서야 그가 재임 중 비판받은 정책들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와 함께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함께 호흡할 순 없지만 서울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울분과 슬픔은 헛된 것이 아니라 원칙과 상식, 개혁과 통합을 위한 정치혁명을 꾀했던 노 전 대통령이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감당해야할 물음과 숙제를 안겨 주고 갔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지못미를 외치며 운구차를 따르고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서울광장일대에 모인 50만명과 전국 각지에서 TV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채워주고, 국민들의 눈에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들이 흘린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지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를 지켜봐야 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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