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면 방율리 감율마을에서 북쪽으로 '제정골'이라는 깊은 계곡이 있다. 폐교된 방율분교 뒤쪽의 개울줄기를 따라 2km쯤 올라가면 산 정상부근에 높이 7미터, 길이 20미터 정도에 웅장한 바위가 있어 사람들은 '장군바위'라 부른다.

이 바위는 남쪽으로는 절벽을 이루지만 북쪽으로는 사람이 올라갈 수 있으며 바위 위에는 대여섯 명이 앉을 수 있게 평평하다. 바위 꼭대기에는 원형으로 지름 50㎝, 깊이 4~5㎝ 정도로 바위가 파였는데 이를 사람들이 '말 발자국'이라 부른다.

아래쪽 계곡에는 바위사이로 옥녀폭포의 가녀린 물줄기가 심산의 정적을 깨뜨리며 쉼 없이 쏟고 있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장군바위'는 장수가 휘하 군대를 사열하는 듯 위엄이 있다. 이 장군바위에는 옛날부터 아래와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이 마을은 시골 산촌마을이라 농사일을 위해 소를 기르는 농가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소가 죽기 시작했는데 특히 이 계곡에만 들어가면 죽는다고 한다.

불안에 떨고 있던 어느 날 마을 촌장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장군이 말을 타고 지나간 바위가 노하였다. 이 바위를 잘 보살피라"고 현몽하였다.

주민들은 돼지를 잡고 풍성한 제물을 진설하여 장군바위에 지극 정성으로 제사를 올리니 그때부터 탈이 없었다.

그로부터 매년 유월 유두날(음력 6월15일)에는 소를 기르는 마을 사람들이 장군바위에 모여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생겼다.

소 여물을 끓이는 커다란 '서마지기 솥' 뚜껑에다 쌀가루로 반죽한 전을 부치는데 뒤집을 수 없을 만큼 컸다고 한다.

소를 기르는 숫자에 따라 한 마리를 기르는 농가는 전 2장을 부치고 두 마리를 기르는 농가는 3장의 전을 부쳤다. 마을에서 직접 빚은 막걸리와 전으로 장군바위 위에 몇 명이 올라가 제사를 지낸다.

제관은 모인 군중들 가운데 적당한 남자를 몇 명 골라 현장에서 선임하였으며 제사를 마치면 진설한 전들은 모두 나누어 먹는데 한 장을 한지에 싸서 장군 바위 밑에다 넣어둔다. 이것은 나중에 이이들이 꺼내 먹는다고 한다. 그리곤 전을 가장 잘 부친 사람을 뽑아 상으로 몇 장을 주고 나머지는 모인 군중들이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마을로 내려오면서 논 자락 마다 한지에 전을 조금씩 싸서 살짝 묻어 두는데, 묻어둔 장소를 알리기 위해 나무 꼬챙이에 한지 조각을 꿰어 꽂아 놓는다. 이것도 마을에 있던 아이들이 찾아 먹게 하기 위해서다.

이 날은 마을 전체의 축제일과도 같아 모든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와 부친 전으로 흥겹게 먹고 마신다. 막걸리는 두동이씩 만들어 마을에 내는데 매년 순번제로 집에서 직접 빚은 것이다.

이 풍습은 마을 전통 행사로 1980년대 까지 이어져 왔으나 소를 기르는 농가가 적어지자 차츰 쇠퇴되었다. 마을 전체 공식 행사로의 의미는 사라졌지만 1990년까지 일부 양축 농가들이 개인적으로 장군바위에 예를 올렸다. (2010. 12. 방율리 이정로옹. 이후자. 디지털울진문화대전)

저작권자 © 울진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