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서면 하원리에 위치한 불영사에는 '인현왕후 원당'이 있고 경내 입구, 오른쪽으로 40m지점에는 커다란 부도 1기가 있다.

부도(浮屠)는 본래 승려의 묘탑(墓塔)을 말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한 석물이 불탑(佛塔)이라면, 스님들의 유골이나 사리를 보관한 묘탑이 부도(浮屠)이다.

부도는 그 절에 수도하시던 주지스님들이 입적하면 다비장 (茶毘葬)을 하고, 사리를 채취하여 안치하는 석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도는 국보 제104호인 '염거화상탑'으로 신라 문성왕 9년 (844년)에 제작된 것이며 「삼국유사」의 기록에 보면 627∼649년경에 원광법사(圓光法師)의 부도를 세웠다는 기록이 있어 이 시기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부도를 세운 시기가 아닌가 싶다.

신라시대의 부도는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양성당 선사 부도는 탑신부, 상륜부가 모두 원형으로 조성되어 있다.

사각의 지대석 위로 납작하고 둥근 기단을 만들고, 종모양의 탑신(塔身)을 올려놓은 형태로 기단의 옆면에는 복련무늬로 조각하였고 탑신의 하단부에는 앙련을, 상단부에는 복련을 조각하였다. 상륜부에는 앙련 무늬 받침에 꽃봉오리를 장식하여 마무리하였다.

불영사의 이 부도탑은 울진군 문화재자료 제162호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종(鐘)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석종형 (石鍾形) 부도'라 하며, 높이 185㎝ 정도의 다소 큰 모양이다.

부도의 주인공은 양성당 선사(養性堂 禪師)로 울진의 금매리 출신이며, 이름은 혜능(惠能), 자는 중열(中悅), 성은 남씨이다. 1621년에 태어나 12세의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1696년 76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양성당 선사의 부도는 조선 숙종 22년(1696년)에 만들어 진 것으로 불영사 사적비에는 아래와 같은 인현왕후와의 전설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 숙종 임금의 계비인 인현왕후가 후사가 없이 폐서인이 되어 5년이란 세월을 사가에서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은 자결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그때 꿈속에 노승이 나타나 "천축산 불영사에서 왔노라" 하면서 "이틀만 기다리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폐비 민씨는 이를 매우 이상하게 여겼는데 이틀 뒤 자신을 모함하던 희빈 장씨의 죄상이 드러나고, 인현왕후은 다시 임금의 성은을 입어 환궁하게 되었다. 이때가 갑술년이라 역사에는 '갑술환국'이라 기록하고 있다.

그 후 숙종은 이 이야기를 듣고 꿈 속의 노승을 찾으니, 불영사의 양성당 선사였다.

숙종임금은 인현왕후를 사지에서 건져준 양성당 선사와 불은에 감사하여 불영사를 중심으로 사방 10리 안에 있는 토지를 불영사에 시주하였다.

그 후 불영사 스님들은 인현왕후의 은덕을 못잊어 '인현왕후 원당'을 짓고 왕후의 명복을 빌었다.

지금도 불영사 경내에는 '인현왕후 원당'이 남아있고 인현왕후의 화상도 게시되어 있다.

(출 : 울진군지.불영사2010/신대현.史香 2호 2004 울진역사연구소.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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