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땅 온데다 김장 한다고 삼삼오오 쪼그리고 앉아 맛 나는 풍경을 연출한다.

우연히 월변 뒷길을 걷는데 흥겨운 노래 가락이 흘러나오는 친구 태균네 집으로 들어가 본다.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이놈의 인생은 멈추지 않노♬~♪"(남영호엄마 노래다)

- 쪼매들어라 하이꺼네 껌뻑하면 평사 고생하네(배추 박스를 들고 오는 며느리보고)

- 몬노모 카메라 제이가 다오는고(기자가 들어서는 것 보고 하는 말)

- 태규이 하고 친구 잖니껴. 지나다 노래 소리에 고마 들어오게 됐니더.

- 저 언니는 남자보면 환장해야 하하하 호호호 난리다. (못살아 정말 하하하)

- 이래 우스매 하매 일오 고대해.

- 보게 저 멋진 사람오 김치하나 뜯어 믹에 주게 혹시 아는가 노래 한 판 할똥. 태규이 엄마 양념장 모자랄까 또 들고 들어온다.

- 뿌시리기 너 뿌래 양념이 찐때이로 묻었구만은 낭구면 모한고.

- 고추깔게에 뽈때기 쳐 발래 저게 몬고 전니나 눈에 드갈라 닦게.(손자 머시마보고)

- 이통에 무시로 좀 더 넣게 속꼬베이는 딱 맞네 고기가 비싸 마이 못 여 요번 김장은...

- 고기 얘기 나오이 말이지 큰아가 돼지고기 쌀머로 공자아 갔다니더 보쌈요로.

벌써 오후시간 시장기가 도는가 보다 슬슬 보쌈에 신경이 쏠린다들 후훗...

동규어마이 음식 한 솜씨 하니데이 그래 가꼬 동규네 집으로...

벌써 보쌈고기는 기자가 배달시켜 놓았고, 벌써 사돈처제 친구들, 동규한니나, 딸래미들, 엄마가 김장 마치고 모여 앉았다.

- 식은 밥에 쌩김치 좀 자보래 처제야.(김치 보이꺼네 춤이 막 넘어가 환장할 판)

- 모로 식은밥오 먹어야. 금방 해 논거로 먹지.(동규어마이 사랑이다)

고기는 벌써 바깥 솥에서 익해 꺼내 먹고 있다. 김치로 세가지나 놓고 먹는다. 와따~-

- 아께 묻힌거 말고 콜래래한거 머보래 하루 일찍 소금에 저래 논거래 맛은 날꺼래.

- 보쌈 보다도 꼬돌빼이에 묵은지 여코 자바자바 끼래머면 그것도 맛있는데.(입 까다로운 동규 한니나 말이다)

- 그게 아이고 오빠야 야실야실한 고사리 넣고 꽁치 찌진거.(처제 친구가 한마디 거든다)

- 말마라. 옛날에 깡통꽁치만 찌제가꼬 해가 꼬부래지도록 머따. 포시라 빠져가꼬. 그때 또 한 이웃 여동상 동규인테 전화온다.

- 야! 인제 전화하고 난리여 그 죄로 시장가서 앵미리 한 낀가리 사와 여다 앵게봐.(동규 신둥은 다 알지요)

- 김치 치되 준다하디 멀거이 늦게 오다가 귀찬커로 심부름 얻어 걸리네야(동규 어마이 또 사랑 그저 모두가 내 자식이다)

- 그래 그 집 가면 있어 빨리 사가 와. (전화 끊더니 기분좋게 손뼉치며)

- 아사야로 아사로삐야 까재미도 사온단다.(참 기분 좋을 때 쓰던 중학교 때 쯤 파이팅이다)

- 마커다 쪼맨만 먹고 고대 마치고 딘데 일찍가 쉬래이 나는 올라가 잘란다.(예, 어이, 알았니더, 올라가게 참 대답 한 번 골고루다.)

석양이 노을을 그릴 때 가족과 이웃끼리 하는 석양일배에 화목한 가정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항상 동규엄마가 건강하게 살며 오래도록 이 맛난 김치 담가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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