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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송정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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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사나이
등록일
2006-07-26 13:48:19
조회수
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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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송정10.JPG (888515 Byte)
▣ 아계유고<鵝溪遺稿>의 저자 이산해(李山海)는?
이산해는 본관이 한산(韓山)으로 자는 여수(汝受)이고. 호는 아계(鵝溪).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1561년(명종16년) 문과에 급제. 부제학 . 대사간. 도승지. 대사헌. 이조판서. 우의정을 거처 52세에 영의정에 올랐으나. 선조25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유성룡과 함께 서수론(西狩論)을 주장하여 어가가 의주로 몽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나. 이 일로 개성에서 탄핵을 받아 파직되고 평양에 가서 다시 양사(兩司)의 탄핵을 받아 당시 강원도 평해(平海)에 귀양을 오게 된다. 이때가 그의 나이54세였다.
평해 에서의 유배생활 3년은 이산해에게 있어 문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시기였다고 역사가들은 평하는데. 그의 저서인 아계유고(鵝溪遺稿)에 실려 있는 시 840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3수가 이 기간에 지어진 것이거니와, “그의 시는, 초년에 당시(唐詩)를 배웠고 만년에 평해로 귀양가 있으면서 조예가 극도로 깊어졌다.” 허균(許筠)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다.
57세 때 사면된 그는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로서 홍문관. 예문관 대제학을 겸임하였고, 61세 때는 다시 영의정에 올랐으나 탄핵을 받고 이듬해에 모든 공직을 사퇴. 충남(忠南) 신창(新昌) 시전촌(枾田村)으로 내려가 시문으로 소일하였다. 그 후 선조가 승하하자, 그는 70세의 고령임에도 대행대왕(大行大王)의 지문(誌文)을 짓고, 국정을 정권의 이양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광해군 원년인 1609년 평소 장래가 촉망되던 둘째 손자 구(久)가 요서(夭逝)하자 이에 총격을 받아 지병이 악화, 서울 장통방(長通坊)에서 71세의 파란 많은 일생을 마쳤다.
아계유고 제3권에 기성록(箕城綠) 잡저(雜著) 달촌기(達村記). 정명촌기(正明村記). 울릉도설(鬱陵島說). 사동기(沙銅記). 오곡연당기(梧谷蓮塘記). 팔선대기(八仙臺記). 응암기(鷹巖記). 황보촌기(黃保村記). 마암기(馬巖記). 우암기(牛巖記). 다천기(茶川記). 해월헌기(海月軒記). 안당장전(安堂長傳). 안효자전(安孝子傳). 안주부전(安主簿傳). 월송정기(越松亭記). 곡두기(鵠頭記). 해빈단호기(海濱蜑戶記). 망양정기(望洋亭記). 서촌기(西村記). 증옥보상인서(贈玉寶上人序). 유수진사기(遊修眞寺記). 유광흥사기(遊廣興寺記). 유선암사기(遊仙巖寺記). 유백암사기(遊白巖寺記). 김원성전(金原城傳). 죽봉기(竹棚記). 순리전(循吏傳). 기성풍토기(箕城風土記). 현제 위치는 울진군 기성면 황보에 이산해(李山海)유배지다.
월송정기(越松亭記)
월송정(越松亭)은 군청(郡廳)[평해군(平海郡)] 소재지의 6.7리 거리에 있다. 그 이름은 어떤 이는 “‘신선이 솔숲을 날아서 넘는다. [비선월송(飛仙越松)]’는 뜻을 취한 것이다.” 하고. 어떤 “월(月) 자를 월(越) 자로 쓴 것으로 성음(聲音)이 같은 데서 생긴 착오이다.” 히니 두 설(說)은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내가 월(月) 자를 월(越) 자를 취한 것은 이 정자의 편액을 따른 것이다.
푸른 덮개 흰 비늘의 솔이 우뚝우뚝 높이 치솟아 해안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몇 만 그루나 되는지 모르는데, 그 빽빽함이 참빗과 같고 그 곧기가 먹줄과 같아. 고개를 젖히면 하늘에 해가 보이지 않고. 다만 보이느니 나무 아래 곱게 깔려 있는 은 부스러기 옥가루와 같은 모래뿐이다. 그리하여 까마귀나 솔개가 깃들지 못하고 개미나 땅강아지가 다니지 못하며. 온갖 풀들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왕왕 진달래와 철쭉이 백사장 결에 이내 시들해지고 만다. 그런데 때로 혹 밤이 깊고 인적이 끊기어 만뢰(萬籟)가 모두 잠들 때면 신선이 학을 타고 생황을 부는 듯 한소리가 은은히 공중으로부터 내려오곤 하니. 이는 필시 몰래 이곳을 지키러 오는 귀신이나 이물(異物)이 있는 것일 터이다.
솔숲 동쪽에는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산이 둘 있는데. 위의 것을 상수정(上水亭)이라 하고 아래 것을 하수정(下水亭)이라 하니. 지그이 물을 누르는 형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자 아래에는 한 줄기 물이 가로 흘러 바다 어귀와 통하여. 물을 사이로 동쪽에는 모래 언덕이 휘감아 돌아 마치 멧부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언덕에는 모두 해당화와 [동청초(冬靑草): 겨우살이] 뿐이며. 그 밖은 바다이다. 솔숲 서쪽은 화오촌(花嗚村)으로 민가가 근 수십 호이며. 솔숲 남쪽은 곧 만호포(萬戶浦)의 성루(城樓)로 누각이 분곡(粉鵠)과 마주하여 있다. 솔숲 북쪽에는 바위가 솟아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데. 그 이름은 굴산(堀山): 이다. 이 고을 사람들은 이 바위가 신령하다고 믿어 무릇 구원을 바랄 일이 있으면 반드시 여기에 빌곤 한다. 이정자에는. 매양 해풍이 불어오면 송뢰(松籟)가 파도 소리와 뒤섞여 마치 균천광악(勻天廣樂)을: 천상의 음악. 춘추 시대 진 목공(진목공)이 병이 들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 말하기를 “내가 옥황상제가 있는 곳에 갔는데 심히 즐거웠으며 신선들과 균천광악을 들었다.” 하였다
반공에서 번갈아 연주하는 듯. 사람으로 하여금 머리털이 쭈뼛하고 정신이 상쾌하게 한다.
내가 일찍이 화오촌에 우거(寓居)하면서 기이한 경관을 실컷 차지하였다. 따스한 봄날 새들이 다투어 지저귈 때면 두건을 젖혀 쓴 지팡이를 끌면서 붉은 꽃 푸른 솔 사이를 배회하였고. 태양이 불덩이 같은 여름날 땀이 비 오듯 흐를 때면 솔에 기대어 한가로이 졸면서 울릉도 저편으로 정신이 노닐 곧 하였다. 그리고 서리가 차갑게 내려 솔방울이 어지러이 떨어지면 성긴 솔가지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희미한 솔바람의 운율을 들을 수 있었으며. 대지가 온통 눈으로 덮이어 솔숲이 만 마리 흰빛용으로 변하면 구불텅 얽힌 줄기 사이로 구슬 가지 옥 잎이 은은히 어리었다. 게다가 솔 비늘이 아침 비에 함초롬히 젖고 안개와 이내가 달빛에 가로 둘러 있는 경치로 말하자면. 비록 용면거사(龍眠居士)를: 송(宋) 나라 때 저명한 화가인 이공린(李公麟)의 호 시켜 그리게 하더라도 어찌 만분의 일이나 방불할 수 있으리오.
아아. 이 정자가 세워진 이래로 이곳을 왕래한 길손이 그 얼마이며 이곳을 유람한 문사(文士)가 그 얼마 이었으랴. 그 중에는 기생을 끼고 가무를 즐기면서 술에 취했던 이들도 있고. 붓을 잡고 먹을 놀려 경물(景物)을 대하고 비장하게 시를 읊조리면 떠날 줄을 몰랐던 이들도 있을 것이며. 호산(湖山)의 즐거움에 자적(自適)했던 이들도 있고. 강호(江湖)의 근심에: 범희문(范希文)의 악양루기(樂陽樓記)에 “높이 묘당(廟堂)에 있을 때는 백성을 근심하고. 멀리 강호에 처해서는 임금을 근심한다.” 하였다. 애태웠던 이들도 있을 것이니. 즐거워한 이도 한둘이 아니요 근심한 이도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나 같은 자는 이들 중 어디에 속하는가. 왕래하고 유람하는 길손도 문사도 아니며. 바로 한 정자의 운연(雲烟)와 풍월(風月)을 독차지하여 주인이 된 자이다. 나를 주인으로 임명해 준 이는 누구인가. 하늘이며 조물주이다.
천지간에 만물은 크든 작든 저마다 분수(分數)가 있어 생겼다 사라지고 찼다가 기우니, 이는 일월과 귀신도 면할 수가 없는 법인데, 하물며 산천이며 하물며 식물이며, 하물며 사람일까 보냐. 이 정자가 서 있는 곳이 당초에는 못이었는지 골짜기였는지 바다였는지 뭍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거니와 종내에는 또 어떠한 곳이 될까. 또한 솔을 심은 이는 누구며 솔을 기른 이는 누구며, 그리고 훗날 솔에 도끼를 댈 이는 누구일까. 아니면 솔이 도끼를 맡기 전에 이 일대의 모래 언덕과 함께 흔적 없이 사라져버릴 것인가. 내 작디작은 일신(一身)은 흡사 천지 사이의 하루살이요 창해에 떠 있는 좁쌀 한 톨 격이니, 이 정자를 좋아하고 아끼어 손이 되고 주인이 되는 날이 그 얼마일는지 알 수 없거니와, 정자의 시종과 성쇠는 마땅히 조물주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후포역사연구회 부회장 신진철
작성일:2006-07-26 13:48:19 221.142.76.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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